아이 있으면 청약 당첨 쉬워진다…청약 시장 변화 예고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신생아가 있는 가구에 대한 주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청약 때 신생아 가구에 배정 물량을 늘리는 등 제도가 개선됐는데 이로 인해 30대 청약이 반등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및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행정규칙 개정안이 31일부터 시행되며 2세 미만 신생아 가구의 공공분양 기회가 확대된다. 기존 특별(우선)공급 외 일반공급 물량 중 50%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민간 아파트 분양에선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 18%에서 23%에서 늘어나고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신생아 우선 공급 비율도 20%에서 35%로 확대된다.

특별공급 기회도 더 주어진다. 정부는 지난해 6월 19일 이후 출산한 자녀가 있는 가구는 기존에 한 차례 특별공급을 받았더라도 1회에 한하여 다시 한번 특별공급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부터 논의된 출산가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일환이다. 청약 시 당첨확률을 높여 아이를 낳은 가구의 내 집 마련을 돕고 저출산 추세 반전을 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국토연구원은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방향' 보고서를 발표하며 저출산 주요 원인으로 높은 주택가격과 사교육비를 지적한 바 있다.

그중 높은 주택가격의 경우 정부에서 여러 차례 대책을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출시한 신생아 특례대출이다. 2년 이내 태어난 아이가 있는 가구가 주택을 매입하거나 전세대출을 받을 때 낮은 금리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주택을 구입할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을 5억원까지 빌릴 수 있어 수요자 사이 인기를 끈 바 있다.

이에 더해 청약 시장에서도 신생아가 있는 가구에 더 유리해지는 만큼 이러한 정책 변화가 어린 자녀가 많은 30대 전후 청년층의 주택 청약 의욕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청약 신청자 198만4436명 중 30대 이하 연령대는 105만7467명으로 전체의 53.29%를 차지했다. 2022년 59.58%를 기록한 30대 이하 신청자 비중은 직후 감소세가 이어지며 2년 만에 6%포인트(p) 이상 줄었다. 신청하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당첨 비중도 2022년 53.70%에서 지난해 51.81%로 감소했다.

30대 이하 청약 신청 비중이 줄어든 이유로는 분양가 상승세와 지방 미분양 적체가 꼽힌다. 높은 경쟁률에 반해 아파트 분양가가 인근 단지와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한 데다 지방에는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청약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신생아가 있는 가구에 유리하도록 청약 제도가 바뀌고 있는 만큼 청약에 나서는 30대 이하 연령대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분양가는 여전해도 당첨 확률이 높아진 탓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번 제도 개선은 청년층 주택 매입 과정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청약 제도로 보인다"면서 "과거보다 청약 시장에서 30대 이하 연령대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30대 이하 연령대 청약 신청이 일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변수는 분양가 상승 추세다. 청약 제도가 개선되더라도 분양가가 높으면 청약에 나서는 수요자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40대와 50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약한 30대 이하는 분양가 상승에 더 민감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당 576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7.38% 상승했다.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16.92%, 9.98% 상승하며 상승률이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