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속 심사' 11시간 경과…19일 오전 결정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와 법원의 검토가 11시간 째를 넘기고 있다. 법원이 국가와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경우 통상 10시간 전후가 소요되지만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라는 점과 범죄의 중대성·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심사는 시간이 훨씬 더 걸릴 전망이다. 영장심사를 맡은 차은경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현재 양측의 법정 공방 내용과 공수처가 제출한 구속영장 및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여부를 심리 중이다.

역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국정농단'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총 16시간 40분이 소요됐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 법정 공방만 8시간 40분간 진행됐다. 본인 출석 없이 변호인단과 검찰만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특가법상 뇌물 및 횡령)의 영장실질심사는 12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법원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에 따르면, 법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 50분까지 4시간 50분간 진행됐다. 공방은 공수처의 공세로 시작됐다. 공수처는 미리 준비해 간 PPT를 활용해 약 70분간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가능성, 증거인멸 우려, 윤 대통령 석방시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회 혼란 등을 집중 부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범 가능성 등을 주장할 때에는 공수처의 수사권한을 부정하고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사실을 들어 윤 대통령이 '전형적인 확신범'이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신범'이란 자신의 범죄 행위가 사회적, 도덕적, 혹은 정치적으로 정당하다고 확신하고 법적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특성을 보이는 범죄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공수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복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 통치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정당하고 내란죄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전형적인 확신범이라고 규정하며 재범 가능성(비상계엄을 다시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의결이 있자마자 이를 존중하고 군을 철수한 사실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심사에 직접 출석한 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변호인단의 공방이 끝난 뒤 40분간 발언권을 얻어 판사 앞에서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직접 역설했다고 한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아닐 뿐더러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란죄에 해당되지 않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심사 종료 전 5분간 추가로 최후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인 석동현 변호사는 법정 심사가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 만이 알고 말할 수 있는 국가 비상상황과 고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혀 실무장 하지 않은 소수의 군 병력과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력으로 짧은 시간 진행한 비상계엄 선포가 도대체 내란죄가 될수 없는 이유 등을 판사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오후 7시 34분쯤 구치소 호송차를 타고 서울서부지법을 출발해 8시 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 그 즉시 석방돼 서울 한남동 관저로 귀가하게 된다. 그러나 영장이 발부되면 그대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되고 이후 공수처의 추가 수사와 검찰의 공소장 작성을 거쳐 최종 기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