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 여부가 이르면 18일 밤늦게 또는 19일 새벽에 결정된다. 서울서부지법은 주말 휴일인 18일 오후 2시 당직법관 차은아 부장판사의 심리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해 국회 기능 정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불법 압수수색 등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위헌·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33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2차 영장집행으로 체포된 윤 대통령은 당일 오전 11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지만 공수처 검사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하고 비상계엄은 통치행위로서 수사기관의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체포가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와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 판사의 위법한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체포 당일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역시 이를 기각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공수처의 수사권과 관할을 집요하게 문제 삼아왔다. 그러나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의 체포적부심 청구기각으로 논란을 모두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일반적인 구속사유 즉 도망의 우려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점,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점, 비상계엄 선포권이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법적인 해석의 여지가 있는 점, 탄핵심판 등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방어권 보장이 시급한 점 등을 법원에 집중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수처는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에 대한 불법적인 체포를 지시하는 한편, 중앙선관위를 불법 점거하도록 지시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점,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진술을 거부하며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점, 현재에도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등으로 헌법질서가 회복되지 않은 점, 석방될 경우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해외로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등을 강도 높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영장실질심사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집행에 직접 나섰던 차정현 부장검사를 포함해 6~7명의 검사 및 수사관을 출석시킬 예정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은 첨부서류를 포함해 150페이지 정도지만,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1500 페이지 이상의 수사자료와 내란죄 핵심 공범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공소장, 여인형·곽종근·문상호 등 현장 계엄군 지휘관들에 대한 공소장과 신문조서 등도 아울러 제출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날 대통령 변호인단을 통해 '국민께 전하는 편지'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고 들었다"며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접견하고 나온 석동현 변호사는 "변호인들이 사건의 본체와 구속 필요성에 대해 강력히 변론할 것"이라면서 "현직 국가원수 구속은 많은 문제가 있다. 체포와 달리 구속영장은 긴 기간의 구금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법원이 종합적이고 신중히 검토해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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