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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임장' 열심히 다니세요?" [현장 써머리]


최근 임장에 나선 실수요자들 얘기 들어보니 "집값 오른다 확신"
'집값 하락' 점치는 수요자는 줄어 "작년 말 80%→올해 1Q 60%"
"개별 출시된 매물에 관심 갖고 매수 적기 따져봐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방배동이나 흑석동이 주요 타겟이야. 집값은 오르게 돼 있거든."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지인 A는 두 달 전부터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매주 임장을 다니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집값 하락을 점치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다소 위험스럽게 보이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되시나요.

그는 지난 주말 대학 동기 결혼식에 가기 전에도 이른 아침부터 임장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왜 이렇게 열심히 임장을 다니는지 궁금해져 물어본 겁니다.

실은 부동산 시장이 오랜 정체기 끝에 일부 지역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내림세에서 벗어나 하나둘 보합 또는 상승 전환하는 양상입니다. 실제 통계에서도 서울 곳곳이 보합권에 진입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 거래도 꾸준히 발생하는데요, 실수요자들은 이런 시장의 변화를 더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A는 "방배동은 재건축 위주로, 흑석동은 향후 한강뷰 확보가 가능한 단지 중심으로 매물을 보고 있다"며 "경기권에 실거주 중인 아파트를 팔고 넘어올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하락장에 매수하려고 했지만, 한두 푼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보니 꼼꼼하게 따져보는 중"이라며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따져보면 서울 집값은 충격받을 수준으로 떨어진 게 아니다. 속속 보합권에 들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올 상반기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시장 회복세에 일선 중개업소에서도 적극적으로 매수 의사를 밝히며, 발품을 파는 수요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이처럼 여러 매물을 세심하게 둘러보며, 임장에 공을 들이는 예비 매수자들은 A군처럼 향후 집값이 반등한다는데 대부분 공감하는 편이라고도 했습니다.

동작구 흑석동 일원 B부동산 관계자는 "찔러보기가 아니라 확실하게 집을 사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중개업소에도 '집값이 오르겠냐, 더 떨어지겠냐' 많이들 물어보지만, 우리도 명확하게 대답하긴 어렵다. 다만, 근래에 실매물을 찾아 임장다니는 수요자들 대다수가 집값이 곧 상승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상반기가 저물고 하반기 진입을 앞둔 가운데, 지난해 말만해도 올해 집값은 더 내려갈 것이란 시각이 압도적이었네요.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이 앱 이용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가운데 8명이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내려가리라 전망했습니다.

직방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26일까지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3천89명 중 77.7%가 올해 거주 지역의 주택 매매가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상승할 것이란 응답은 10.2%에 불과했고, 보합은 12.1%였습니다.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58.2%)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요, 경기 침체 지속(19.5%), 현재 가격 수준이 높다는 인식(16.4%)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올해 1분기 설문조사에서는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응답자는 줄었고, 보합 또는 상승을 점치는 응답자들이 늘었습니다. 직방이 올해 3월 15일부터 29일까지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1천931명 중 58.5%가 집값이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말 집값 하락에 10명 중 8명이 표를 던졌다면, 올해 1분기에는 10명 중 6명 수준으로 감소했네요.

또한, 집값이 현재 바닥이나 곧 오르거나 보합이 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1.5%였습니다. 시장 분위기 전환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들 중 곧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14.9%, 보합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26.6%였습니다.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답한 응답자는 '최근 1∼2년 내 올랐던 가격 상승분이 덜 하락해서'(24.4%)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어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서(22.7%) ▲미분양 적체, 분양시장 저조 등 분위기 영향(21.5%) ▲금리가 계속 오를 것 같아서(19.6%) ▲매수보다 매도 움직임이 더 많아서(10.1%) 순으로 응답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집값 상승을 점친 응답자 중에선 어디에서 희망을 봤을까요. 이들은 '급매물 거래가 늘고 매물이 소진돼서'(28.1%)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보합 전망자 중에서는 '향후 금리 변동에 따른 관망세가 커져서'(40.1%)라는 이유가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집값 하락이나 보합을 예상한 응답자에게 '집값 반등 예상 시기'를 물은 결과 절반 가까이가 오는 2025년 이후(44.7%)로 내다봤습니다. 내년은 33.9%, 올해 4분기 13.6%, 올해 3분기 5.8%, 올해 2분기는 2.0%에 그쳤네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에는 집값 하락 전망이 소폭 힘을 잃었고, 보합 또는 상승에 힘이 더 실리고 있습니다. 오는 2025년 이후 집값 반등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데도 절반 가까이 표를 얻으며, 집값이 더 내리진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전체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A군의 사례와 같이 입지와 상품별로 매수 타이밍을 노려보는 게 좋다고 하네요.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부 지역,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 거래 후 가격이 반등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있다"며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라면 전체 시장 움직임보다는 개별적으로 출시된 매물에 관심을 가져보고 매수 적기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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