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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넷플릭스의 '예능 편집실' 가보니..."K-예능에 전폭 지원"


1년 전 오픈해 '코리아 넘버원' '성+인물' 등 편집
22개 1인 편집실에 2개 회의실...같은 층에 제작팀 배치해 소통 원활

[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K-예능'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에 '예능 콘텐츠' 전용 편집실을 마련했다. 지난 해 6월 문을 열었으니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넷플릭스는 8일 이곳에서 'N 프로덕션 스토리 외전 - 넷플릭스 예능 편집실'이라는 토크 행사를 갖고 편집 공간을 취재진에 처음 공개했다.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소재 '넷플릭스 예능 작업실'에 넷플릭스 한국 예능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넷플릭스 예능 편집실'은 5층 규모에 22개의 개인 편집실과 2개의 회의실로 구성됐다. 개인 편집실의 독립성을 지켜주면서 같은 작품 제작팀이 같은 층에서 일하도록 작업 환경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예능 편집실에서 처음 편집한 K-예능은 '코리아 넘버원'이다. 최근에는 '성+인물' 일본편 편집작업이 마무리됐으며, 현재는 '성+인물' 대만편 편집 작업이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영상 편집, 타이틀 제작, 색 보정, 음향 효과 등 영상에 대한 '후반 작업'(포스트 프로덕션)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이같은 공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하정수 넷플릭스 포스트프로덕션 총괄, 김인식 PD와의 질의응답 .

8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넷플릭스 예능 편집실' 내 회의실에서 (왼쪽부터) 하정수 넷플릭스 포스트프로덕션 총괄, 김인식 PD가 예능 편집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Q> 그동안 어떤 작품들을 이곳에서 편집했나?

A> (김인식 PD) '코리아 넘버원'을 시작으로 '성+인물' 일본편을 작업했고, 지금은 '성+인물' 대만편의 후반 작업 중이다. 2년 동안 편집실을 사용하고 있다.

예능은 다른 장르와 달리 집단 창작 시스템이 강해 많은 PD와 작가들이 참여한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일하려면 소통이 중요한데, 이곳은 같은 제작팀이 한 층을 전부 다 쓸 수 있어서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Q> '성+인물' 은 한국 넷플릭스가 처음 시도하는 미드폼 형태의 예능이다. 제작 호흡이 짧은 새로운 포맷 예능이어서 편집이 더욱 중요할 텐데.

A>(김인식 PD) 방송국은 매주 콘텐츠를 만들지만 넷플릭스는 제작 기간이 길다. '코리아 넘버원'은 대충 8~9개월 (편집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을 간소화해 시청자 반응을 빨리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한 결과가 미드폼이다. '성+인물' 일본편은 4개월 정도 걸려 공개됐다. 방송과 넷플릭스의 두 가지 장점을 모두 수용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제작팀이 같은 층에서 일하며 그때그때 소통하고 후배 PD들도 편집실이 있어서 편집 업무를 어느 정도 나눠 할 수 있는 등 이곳은 미드폼에 적합한 작업 공간이다.

8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넷플릭스 예능 편집실' 내 회의실에서 김인식 PD가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Q> 과거 콘텐츠 제작 경험 대비 넷플과의 협업 차별점은.

A> (김인식 PD) 넷플릭스에는 후반팀 비롯해 많은 전문 영역 담당자들이 있다. 또한 그들과 PD 사이에서 포스트 슈퍼바이저들이 소통을 맡아준다. 그런 것을 보면 '넷플릭스의 프로그램을 하면 이런 부분까지도 신경쓸 수 있구나, 욕심을 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Q> 제작 중 함께 일했던 포스트 슈퍼바이저가 어떤 도움을 줬나

A> (김인식 PD)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부터 다양한 팀들이 함께 최적의 셋팅을 알려준다. 휴대폰으로 촬영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는데 휴대폰 세팅값도 알려줄 정도다. 기술팀과 소통해야 할 때 특히 도움이 된다. PD 입장에서 전문 영역으로 가면 무조건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포스트 슈퍼바이저들이 전문영역을 공부하신 분들과의 소통 역할을 해준다.

Q> 미국의 예능 편집실을 참고했다고 하는데, 미국의 예능과 어떤 차이가 있나

A>(하정수 총괄) 한국 예능은 관찰 예능이 많다 보니 1초 포착이 중요해 카메라를 많이 쓰고, 편집자도 많다. 반면에 미국은 예능 편집자가 많지 않다. 적은 인원이어서 2~3명이 같은 편집실에서 함께 작업한다. 우리는 1인 작업실을 선호한다.

Q> 넷플릭스에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있다. 예능 편집실을 시도한 이유는.

A> (하정수 총괄) 넷플릭스에서 예능만 편집하는 케이스는 한국이 유일하다. 영화나 드라마보다는 예능이 PD가 많고 편집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예능에 특화된 편집실이 필요했던 것이다.

Q> 예능은 문화 코드가 달라 글로벌에선 성공하기 힘들지 않나.

A> (하정수 총괄) 글로벌에 초점을 두지 않고 오히려 한국 시청자들에 초점을 둬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끈 '기생충'만 봐도 한국에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글로벌에서 공감한 경우다. 보편화된 사람들의 감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한국만의 것'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것이 의미가 있다.

8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넷플릭스 예능 편집실' 내 회의실에서 하정수 넷플릭스 포스트프로덕션 총괄이 예능 편집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A> (김인식 PD) '코리아 넘버원'이나 '성+인물' 일본·대만편은 국내 시청자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 프로그램의 모든 관점도 한국 시청자가 어떻게 바라볼 지를 다루고 있다. 웃음이라는 요소가 문화적 경계가 너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긴 하다. 우리 나라에서 재밌게 평가받는 콘텐츠를 외국 시청자들이 접하다보면 그 경계가 옅어질 것이다.

Q> 최근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25억원을 투자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편집실 2호점이나 확장 계획이 있나.

A> (하정수 총괄) 그것과는 별개다. 편집실은 현재의 규모 안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소화하는 정도로 생각한다. 아직은 확장 생각도 없다.

Q>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나 예능이 있나.

A> (김인식 PD) 넷플릭스에서 미드폼 예능을 처음 시도한다. 후반 작업 시스템도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해 나가다 보면 한국 시장에서 일상적으로 방영되는 인기 예능, 이를테면 '유 퀴즈 온 더 블럭' 같은 예능들이 넷플에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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