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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주] 옴란 샤라프 UAE 위원장 "UAE-한국, 우주 협력 프로그램 많을 듯"


24일 아이뉴스24와 화상 인터뷰 “우주항공청은 규제 아닌 인재양성과 산업 부흥에 초점 맞춰야”

옴란 샤라프(Omran Sharaf) UAE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아이뉴스24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정종오 기자]
옴란 샤라프(Omran Sharaf) UAE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아이뉴스24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와 한국은 앞으로 우주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옴란 샤라프(Omran Sharaf) UAE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아이뉴스24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UAE와 한국은 앞으로 심우주 분야에서 협력 가능한 프로젝트가 많을 것”이라며 “심우주뿐 아니라 우주개발을 통해 부차적으로 얻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내비게이션, 건강과 헬스, 인공지능(AI) 등에서도 서로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의 우주분야 협력에 대해 “기술이전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 연구개발, 조인트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분야 잠재력이 큰 두 나라가 협력한다면 매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UAE는 우주펀드를 구성했다고 소개한 뒤 “한국의 기업과 인재들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발사된 달 재착륙 프로그램의 첫 시작인 아르테미스I에 대해서 옴란 샤라프 위원장은 “UAE도 아르테미스 협정국 중 하나”라며 “달에 인류가 재착륙한다는 의미에서부터 무엇보다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협력을 통해서 추진됐다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가 최근 우주항공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힌 옴란 샤라프 위원장은 “여러 나라의 선례가 있겠는데 벤치마킹을 하더라도 ‘복사 붙여넣기’식의 벤치마킹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신설 우주항공청은 규제가 아니라 인재양성, 관련 산업을 부흥시키는 역할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UAE 우주청은 우주산업개발의 국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Abu Dhabi Space Debate)’ 포럼을 다음달 5일부터 이틀 동안 개최한다.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는 독특한 플랫폼으로 각국의 국가 수장을 비롯해 각국 외교부와 우주청 관련 인사, 산업계 인사가 모두 참석하는 큰 행사이다. 이를 통해 우주 개발을 덧붙이고 가속화시키는 플랫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옴란 샤라프 위원장은 UAE 우주개발의 또 다른 의미로 ‘탈석유’로 꼽았다. 그는 “포스트 석유(탈석유)에 따른 미래를 준비하는 지속가능한 개발 측면에서 우주개발은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UAE도 우주개발을 통해 에너지 다변화, 지식경제를 도모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옴란 샤라프 위원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공부한 적 있다. 이 때 기억을 떠올리면서 옴란 샤라프 위원장은 “당시 KAIST 대학원 사무실에서 새벽까지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옴란 샤라프 위원장은 2005년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전기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 KAIST에서 과학기술정책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음은 옴란 샤라프 위원장과 일문일답.

-지난 16일 다시 인류가 달에 착륙하자는 아르테미스I이 발사됐다. 그 의미와 이 과정에서 UAE가 참여하거나 이바지한 부분이 있는지 알고 싶다.

“아르테미스I 발사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우주산업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르테미스I의 발사는 새로운 우주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사용된 발사체는 관련 기술 역량이 더욱 진일보했음을 보여줬으며 이는 앞으로 더 많은 우주 탐사 프로그램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전 세계가 달과 우주 탐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국제 협력과 투명성을 매우 강조한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중단된 우주 탐사 노력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단 기존 우주 탐사는 단일 국가에서 추진했다면 이번 아르테미스I 발사는 여러 국가들이 함께 협업해 추진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2025년 아르테미스III 발사에는 다양한 배경의 우주인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UAE 역시 우주인들을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UAE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목표는 내년에 국제우주정거장에서 6개월 동안 머물며 임무를 수행할 우주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우주 탐사 프로그램에 UAE의 우주인을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자 한다.”

-인류는 끝없이 우주를 탐험하고 방랑하고 있다. 그 이유는 궁극적으로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인류는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우주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고 인류의 번영이라는 대의를 위해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는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거나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우주를 탐험한다.

UAE의 경우 우주 탐사는 나라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작용한다. UAE의 우주 탐사 프로그램은 국가의 과학과 기술 분야를 더욱 발전시켜 국가적 역량과 인재들의 창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또한 이를 기반으로 산업과 지식 부문의 발전을 시켜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꿈을 제공해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UAE의 우주청 역사와 지향점을 알고 싶다. 더불어 한국에서는 우주항공청 신설을 확정해 현재 관련 법률과 인력 구성에 나서고 있다.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한국의 우주항공청 신설에 조언을 주신다면.

“답을 드리기 전에 저는 현재 외교 관련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UAE 우주청은 UAE의 화성 탐사 미션(Emirates Mars Mission)으로 생겨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탐사 미션을 담당했던 팀에서 앞으로 UAE의 우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방 단위의 기구의 설립을 건의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지금의 우주청이 출범했다.

화성 탐사 미션은 단순히 화성을 탐사하는 것이 아니라 UAE의 국가 역량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시작된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청의 역할은 단순히 우주산업을 규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이 제대로 육성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 국가 우주청을 추진하는 데 드릴 수 있는 조언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각 나라의 우주산업의 환경과 생태계가 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사례는 참고하되 자국의 우주산업 알맞은 계획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주청은 산업을 규제하기 보다는 육성하고 지원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옴란 샤라프(Omran Sharaf) UAE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위원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진=UAE 정부미디어오피스]
옴란 샤라프(Omran Sharaf) UAE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위원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진=UAE 정부미디어오피스]

-UAE는 화성 궤도선은 물론 인공위성 분야에서도 빠른 발전을 이루고 있는 국가로 알고 있다. UAE의 우주 탐사 프로그램의 장기적 계획이 궁금하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UAE 우주 프로그램의 장기적 계획은 국가의 과학과 기술 분야의 발전을 더욱 가속하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우주 산업의 발전과 성장에 이바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위원장님은 우리나라 KAIST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KAIST 대학원 연구실이다. 당시 대학원생들이 지내고 공부할 수 있는 연구실들이 있었는데 여기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수업이 끝난 이후의 시간도 여기서 보냈는데 KAIST 식구들과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기술과 정책 분야에 해박한 한국의 인재들과 함께 미래를 논의할 수 있어 즐거웠다. 새벽 3~4시까지 친구들과 연구실에서 함께 공부하고 시험 준비를 하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은 올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것은 물론 달탐사선을 발사하는데도 성공했다. 한국의 우주개발에 대한 평가를 해 주신다면.

“제가 워낙 한국을 좋아해서 객관적 답을 드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웃음). 솔직히 말씀드려 정말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UAE에 있어서 한국은 늘 본받고 싶은 대상이다. 한국은 단기간에 우주선과 로켓을 구축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냈으며 우주 시스템 등 기술을 수입하는 국가에서 발사체와 주요 부품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국가로 성장했다. 그렇기에 단순히 UAE뿐 아니라 여러 국가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쎄트렉아이는 UAE와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쎄트렉아이와 앞으로 협력 방향과 구체적 프로젝트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겠다.

“UAE와 쎄트렉아이는 장기적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지식자산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파트너십을 맺은 이래 UAE와 쎄트렉아이는 지금까지 든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UAE 우주 프로그램의 사용되는 관측 시스템을 비롯해 대부분의 기술들이 쎄트렉아이의 기술 설계 철학의 영향을 받았다. 서로 오랜 기간 협업하며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오랫동안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쎄트렉아이와 한국은 늘 UAE와 협력에 있어 적극적이고 투명성 있는 자세로 임했다. 이는 UAE의 모든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데 있어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양국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우주개발에 나서는 각국이 공통적으로 부닥치는 비판 중 하나가 ‘우주로 간다고 지금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지적이 있다. 미국 NASA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으로 스페이스X와 보잉 등 민간업체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이런 ‘쓸데없는 데 예산을 쓴다’는 비판을 어떻게 설득하겠는가.

“모든 나라는 우주 프로그램을 추진함에 있어 비용을 최대한 효과적이고 효율적 방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UAE의 경험을 말씀드리면 단일 국가의 힘보다는 국제 협력을 통해 우주 탐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주 프로그램의 직간접적 혜택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주 프로그램은 경제와 산업을 육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우주 프로그램은 통신, 항법장치, 자연재해 수습과 관리 등 여러 분야는 물론 인명 구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휴대폰, 전자기기 등이 작동하는 데 핵심적 요소로 작동한다. 동시에 원격 진료와 의료 서비스 등 우리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UAE와 한국의 우주개발 협력이 앞으로 어떤 방향성으로 갔으면 좋겠는지.

“한국과 UAE의 협력을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한다. 심우주 탐사 등 앞으로도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UAE가 현재 진행 중인 금성 탐사와 소행성대 탐사 등에서도 협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위한 협업을 하고 싶다. 단순히 우주와 발사체 분야 뿐 아니라 통신과 항법 등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갈 수 있길 희망한다. 동시에 앞으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의료, 인공지능(AI), 물류 등 더 많은 분야에서 단순 기술 이전과 인력 파견을 넘어 공동 연구와 교류를 강화한다면 서로의 잠재력을 더욱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올 여름 UAE는 UAE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위한 기금을 출범시켰다. 한국 기업들도 참여해 UAE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은 물론 인재들의 UAE 진출을 더욱 가속화해 UAE의 우주 프로그램에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민간 기업들을 육성하고 지원해 양국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가 다음 달 열리는데.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는 매우 특별한 플랫폼이다. 기존에 논의되던 글로벌 우주산업이 직면한 여러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킨다. 이번 포럼은 각국의 정상은 물론 각국의 외교부, 국방부, 우주사령부, 우주청 등의 고위 관계자들을 모아 함께 우주산업의 주요 의제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포럼은 단순히 우주 협력을 논하는 것을 넘어 우주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을 증진시킬 것이다. 기술과 지식에 대한 논의를 기반으로 전 세계 우주 역량을 강화할 수 있길 기대한다. 또한 UAE의 우주 기술과 정책들은 한국의 영향을 받은 점도 많기에 한국이 이번 포럼에서 긍정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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