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장마철이 시작됐다. 23일 전국적으로 곳곳에 폭우가 쏟아졌다. 습도도 높아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높은 기온과 함께 습도, 불쾌지수가 덩달아 증가하는 시기이다. 외출보다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행동반경 또한 작아진다. 어제 먹고 남았던 야식, 간식 등이 실온에 방치되기도 한다. 바깥에서 사 먹는 음식 중에서도 여름철 식중독 균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 높다.
특히 계란, 우유, 어패류 등을 여름철에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식중독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을 때 나타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이다. 요즘같이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포도상구균에 의한 독소형 식중독이 주로 발생한다. 상한 음식을 먹은 후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얼마 전 경남의 한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으로 식중독에 수십명이 집단 감염되는 사례도 있었다. 식중독에 감염돼 심한 경우 응급실을 가야 하는 것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식중독균은 10~40℃ 환경에서 급속히 증식하는데 음식을 실온에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며 “연일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는 더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감염형 식중독균은 가열하면 사멸되기 때문에 조리할 때 음식을 충분히 익힌 후 먹어야 한”며 “다만,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독소’의 특성을 고려해 음식이 조금이라도 상했다고 생각이 들면 아깝다고 할 게 아니라 무조건 버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감염형 식중독은 살아있는 유해세균을 많이 섭취해 발생한다. 주로 계란, 우유, 어패류 등에서 증식한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대장균 등이 원인이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일정시간이 지난 다음날 혹은 이틀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 증상은 발열과 혈변, 점액변이며 항생제 복용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식중독에 의한 설사가 지속될 경우 ‘탈수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독소의 배설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평소보다 물 섭취량을 늘리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는 등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벼운 식중독은 별다른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낫는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 후 미음이나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부터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식사량을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고기나 해산물은 식중독균에 쉽게 오염되는데 조리할 때 완전히 익었는지를 확인한 후 먹어야 한다. 여름철, 특히 장마철에는 음식을 항상 5도 이하의 온도로 냉장 보관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