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차세대 반도체 나노공정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기존의 한 층씩 쌓아올리는 반복 공정 방법 대신에 수십 층 이상의 고도로 복잡한 3차원 나노구조를 한 번의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다. 생산 속도의 비약적 향상은 물론 생산 비용의 대폭 절감 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카이스트(KAIST, 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전석우 교수와 신종화 교수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반도체 공정 핵심기술인 3차원의 나노구조를 단일 노광으로 효율적으로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노광 공정이란 빛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말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반도체 구조와 배선구조 등을 기존 2차원 평면 노광 방식으로 건물을 한층 한층 제작하듯이 진행하던 방식과 비교하면 훨씬 더 낮은 비용과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수반행렬 방법(Adjoint method) 기반 역설계 알고리즘을 활용해 적은 연산으로 원하는 형태의 나노 홀로그램을 생성하는 위상 마스크의 격자구조를 효율적으로 찾아내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의 반도체 리소그래피 공정에 적용됐으며 연구팀은 광감응성 물질에 단 한 번의 빛을 쏘아 목표하는 나노 홀로그램을 형성하고 물질화해 원하는 3차원 나노구조를 단 한 번의 노광으로 구현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최근 리소그래피와 패터닝 기술의 발달로 소재의 형상을 나노스케일에서 구현하는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기존 소재의 물성을 극복하는 메타 소재와 3차원 프린팅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3차원 나노소재를 구현하기 위해 활용되는 기존 공정들은 구현하는 구조의 자유도, 생산성, 정밀도를 모두 만족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다양한 3차원 패터닝 공정 가운데, 근접장 나노패터닝(PnP, Proximity-field nanoPatterning)은 단일 노광으로 주기적 3차원의 나노구조를 정확하고 생산성 있게 구현할 수 있다. 현재까지 주기적 위상 마스크 패턴을 활용해 구현할 수 있는 구조의 자유도는 제한돼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광물질에 원하는 형태의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위상 마스크의 디자인을 계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유전 알고리즘(Genetic Algorithm)을 통해 이러한 역계산을 수행했었다. 비효율적 계산방식, 많은 계산량 등의 문제로 활용이 제한된다. 최근 주목받는 머신러닝도 학습을 위한 데이터양이 최소 수천 개 이상으로 많이 요구돼 현실적으로 이를 역계산에 활용하기에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수학적 방법론인 수반행렬 방법(Adjoint Method) 기반 알고리즘을 위상 마스크의 패턴이 빛과 상호작용하는 광학현상에 적용했다. 원하는 홀로그램 형상을 광감응성 소재에 효율적으로 계산해 그 형상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알고리즘은 수식으로 표현된 목표 디자인을 최소한의 계산 경로로 찾아내는 알고리즘이다. 행렬 연산을 활용해 많은 계산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단순한 주기적 위상 마스크 패턴은 수직 입사하는 빛으로 특정 배열의 나노구조만을 발생시켰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에서 위상 마스크에 반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수직 입사 빔 방식으로 기존의 방법으론 불가능했던 새로운 배열의 3차원 나노구조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반도체 노광공정이 갖는 자유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보다 복잡한 나노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이론, 실험적으로 증명한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KAIST 전석우 교수와 신종화 교수가 교신 저자로, 남상현 박사와 김명준, 김나영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명: Photolithographic Realization of Target Nanostructures in 3D Space by Inverse Design of Phase Modulation)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5월 2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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