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카카오가 최근 이어지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정치권의 압박 속에서도 역대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카카오톡 바탕의 톡비즈 사업과 웹툰·게임 등 콘텐츠 사업이 '쌍끌이'로 3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카카오는 4분기 다시 한 번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낙관했다.
아울러 앞으로 해외 시장에 더욱 집중한다. 현재 성과를 거두고 있는 웹툰·웹소설 쪽의 해외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콘텐츠 이외 사업에서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내년 중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톡비즈·콘텐츠가 이끈 최대 실적…4분기도 다시 한번 실적 경신 예상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천408억원, 영업이익 1천682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1%, 39.8% 늘어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다.
톡비즈와 콘텐츠 부문이 실적을 이끌었다.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4천49억원을 기록했다.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의 안정적 성장과 함께 톡스토어, 선물하기 등 거래형 매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9천621억원을 달성했다.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부문도 47% 성장했지만, 2분기 출시된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양대 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며 게임 부문 매출이 208%나 급등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비즈보드는 성과형 광고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대세감을 형성하고자 하는 브랜딩 광고주의 유입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며 "카카오톡 채널 역시 광고주들의 채널 친구 숫자와 메시지 발송량이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64% 올랐다"고 설명했다.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의 3분기 거래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났으며, 특히 글로벌 명품 브랜드 등 프리미엄 배송 상품 라인업이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배송 상품 거래액도 70%도 올랐다.
여 대표는 "톡비즈 부문의 경우 비즈보드와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들을 모두 연결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톡채널을 개설하는 비즈 파트너스 숫자들이 얼마나 증가하고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현재 다양한 구매 전환을 온라인·모바일상에서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는 모든 파트너들이 톡채널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에 카카오의 비즈니스 자산을 이용하는 파트너 숫자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보고 있다"고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콘텐츠 부문은 게임은 물론 웹툰·웹소설 역시 여러 지표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카카오는 국내외 각종 스토리 플랫폼에서 발생한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3천2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여민수 대표는 "3분기 전 세계 앱 매출 6위에 올라선 카카오재팬 '픽코마'는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52% 증가하면서 일본 내 1위 웹툰 시장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며 "북미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오리지널 IP를 중심으로 일 거래액이 전 분기보다 77% 오르는 등 성장하고 있으며 태국에서는 카카오웹툰 출시 3개월 만에 현지 웹툰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안착했다"고 언급했다.
카카오는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가 성수기에 속하는 만큼 톡비즈 등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톡비즈·포털비즈 등 플랫폼 부문 매출이 3분기보다 두자릿수 비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의 경우 3분기 론칭 효과에 따라 크게 증가했던 모바일 게임 매출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전체 콘텐츠 매출은 전 분기보다는 소폭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논란을 의식한 듯 카카오는 "4분기에도 이익 극대화보다는 공격적인 국외 투자 기조와 상생 협력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웹툰, '픽코마' 통해 유럽 시장 진출…콘텐츠 외 사업서도 해외 진출 가속화할 것"
카카오가 이날 가장 공들여 설명한 부분은 웹툰 등이 거둔 해외에서의 성과와 앞으로의 해외 사업 진출 계획이었다. 특히 일본 웹툰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룬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필두로 한 유럽 진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점이 눈에 띈다. 이를 위해 이날 픽코마 운영사인 카카오재팬은 '카카오픽코마'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지난 9월 프랑스에 유럽 법인도 설립했다.
여민수 대표는 "픽코마의 성장 방정식을 글로벌로 넓히기 위해 11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 진출할 것"이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오리지널 IP와 함께 할 예정으로 전체 스토리 비즈니스에 또 하나의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재현 CIO는 "프랑스는 일본 망가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콘텐츠의 디지털화가 매우 초기 단계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픽코마가 2016년에 진출했던 일본의 콘텐츠 시장과 매우 유사한 구조이기 때문에 픽코마의 글로벌 진출 성공 여부를 점쳐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프랑스가 적합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한국형 웹툰 콘텐츠부터 일본의 망가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콘텐츠 라이브러리뿐만 아니라 완성도 높은 플랫폼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픽코마의 성장 방정식을 유럽 시장에 대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배 CIO는 "현재 카카오웹툰은 주로 동남아 지역에서 성과가 많이 나오지만 중국·인도 등에도 진출해 있으며 이곳에서도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며 "추후 또 다른 글로벌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카카오엔터와 카카오픽코마가 손잡는다. 배 CIO는 "북미는 카카오엔터가 래디시와 타파스를 인수했지만 일부 일본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파악해 픽코마와도 손잡을 예정이고, 유럽의 경우 초기에는 픽코마 중심으로 나가지만 카카오엔터 역시 K-콘텐츠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서 같이 협력·경쟁하는 구도로 함께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카카오엔터의 오리지널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쟁력 있는 IP를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나타냈다. 카카오엔터는 내년 1분기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툰 '사내맞선'을 드라마로 방영할 예정이다. 또 윤종빈 감독의 '수리남',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 이병헌·유아인 주연의 '승부'도 제작 중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현재 주로 카카오TV를 통해 영상 유통을 하고 있는데 픽코마와 북미 법인인 래디시·타파스 등에서도 영상 유통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콘텐츠 이외 사업에서도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 배 CIO는 "카카오의 서비스와 기술 역량을 활용해서 새로운 시도를 진행 중"이라며 "이를 위해 해외 사업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법인 '크러스트'를 지난 3월 싱가포르에 설립했고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AI) 등도 활용하면서 글로벌 신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콘텐츠와 더불어 새로운 글로벌 사업 성과에 대해서도 좋은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및 NFT(대체불가능한토큰) 사업도 준비 중이다. 배 CIO는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역량을 집중해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의 기술력과 공동체 내 강력한 콘텐츠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NFT 관련 전략 역시 수립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카카오는 최근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과 관련해 앞으로 더욱 상생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여민수 대표는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은 공동체로 하여금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다"며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파트너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강조했다.
추후 발표할 구체적인 계열사별 상생안과 관련해서는 "상생 비용 부담에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재무 영향에 임팩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각 플랫폼 파트너들과의 안정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에 장기적 성장 발판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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