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모든 천체는 제 위치가 있다. 가까운 천체가 있는가 하면 빛의 속도로 수억년을 달려야 도착하는 천체도 있다. 멀리 떨어진 천체는 가까운 천체에 가끔 가려진다. 엄폐 현상이라 부른다. 오는 8일 지구에서 가까운 천체인 달이 금성을 가리는 ‘금성엄폐’가 일어난다.
국립과천과학관(관장 이정모)은 8일 달에 의한 금성엄폐 현상을 실시간 온라인 중계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제대로 관측이 가능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천문학에서 엄폐(Occultation)는 멀리 있는 천체가 가까이 있는 천체에 의해 가려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금성보다 가까운 천체는 달밖에 없어 금성엄폐는 달이 금성을 가리는 것이다.
달이 행성을 엄폐하는 현상은 관측 가능한 지역이 넓지 않고 낮에도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 특정 지역에서 관측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에 관측했던 금성엄폐 현상은 2012년 8월 14일이었고 다음에는 2036년 9월 17일에나 볼 수 있다.
엄폐와 비슷하게 한 천체가 다른 천체에 가려지는 현상으로는 통과(Transit)와 식(Eclipse)이 있다. 통과는 멀리 있는 큰 천체 앞을 작은 천체가 지나가는 것을 말한다. 국제우주정거장이 태양 면을 가로지르는 것, 수성이 태양 앞을 지나갈 때 볼 수 있다.
식은 한 천체의 그림자에 다른 천체가 가려지는 것으로 일식과 월식이 있다.
이번 금성엄폐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과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관측할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금성엄폐 현상을 직접 관측해 실시간으로 해설과 함께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금성엄폐 실시간 중계는 8일 오후 1시부터 2시 20분까지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한다. 서울 기준으로 오후 1시 36분에 금성이 달에 가려지고 오후 2시 6분에 금성이 빠져나와서 종료된다.
방송 진행은 박대영 천문우주팀장과 조재일 박사가 함께 한다. 엄폐현상에 대한 토크와 실시간 금성엄폐 현상 해설을 할 예정이다.
망원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직접 엄폐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금성보다 달이 더 밝기 때문에 엄폐 시작시각 조금 전에 달을 찾아 관측하면 된다. 시력이 좋은 사람들은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도 있고 쌍안경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재일 국립과천과학관 박사는 “행성엄폐는 지구의 아주 좁은 지역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천문현상으로 이번 금성엄폐를 놓치면 15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꼭 관측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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