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류가 만든 우주선 중 가장 멀리 있는 보이저1호가 포착한 ‘성간 공간 소리’가 공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2일(현지 시각) 성간 공간을 여행하고 있는 보이저 1호가 성간 공간에서 ‘플라즈마 파동(Wave)’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공개된 소리를 언뜻 들어보면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휘파람 부는 소리 같기도 하다. 2012년과 비교했을 때 소리가 더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NASA 측은 “우리 태양권이 성간 물을 항해하는 선박이라면 보이저 1호는 해류를 조사를 위해 이제 막 갑판으로부터 던져진 구명 뗏목”이라고 비유했다. 보이저1호 팀은 이번에 측정된 ‘성간 공간 소리’의 밀도를 조사했다.
성간 공간에서 물질의 밀도를 처음으로 측정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보이저 1호 팀의 한 관계자는 “보이저 1호를 통해 성간 공간의 밀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고 성간 물질의 구조를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천문학자들은 보통 성간 물질(interstellar medium)을 두고 평온하고, 고요한 환경으로 상상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와 마찬가지로 성간 물질은 격렬한 파도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것은 우리 은하의 자전에서 비롯된다. 우주가 수십 광년에 걸쳐 물결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성간 물질은 별들 사이의 물질로 가스와 먼지로 이뤄져 있다.
이 같은 파도는 성간 물질의 밀도에 대한 단서를 제시한다. 이 값은 태양권의 모양, 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은하계에서 우리 자신의 위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이 ‘플라즈마 파동’은 공간을 통해 반향을 일으킨다. 당연히 주위의 전자를 진동시킨다.
울림의 피치가 높을수록 전자 밀도가 높아진다. 보이저 1호는 ‘플라즈마 파동(Plasma Wave) 서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주선 뒤쪽 10m에 튀어나온 두 개의 ‘토끼 귀(bunny ear)’ 안테나를 말한다. 울림을 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12년 11월 보이저 1호는 태양권을 벗어났다. 이후 3개월 뒤 처음으로 성간 소리를 들었는데 ‘휘파람’처럼 느껴졌다. 이번에 포착한 소리를 더 크고 더 높은 음조를 보였다. NASA 측은 “이를 통해 비교 분석해 보면 성간 물질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보이저1호가 태양풍과, 다른 별에서 오는 항성풍의 영향이 맞먹는 지역에서 태양풍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성간 물질의 밀도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보내온 보이저 1호의 신호를 분석해 보면 특징이 발견된다. 보이저 1호 주변의 전자 밀도는 2013년 상승하기 시작해 2015년 중반에 현재 수준에 도달했는데 그 밀도가 약 40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는 지금 지구에서 227억㎞ 떨어진 곳에 있다. 시속 6만㎞로 비행 중이다.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해도 지구에 도착하는 데 21시간이 걸린다.
◆보이저 1호가 포착한 성간 공간 소리(https://youtu.be/LIAZWb9_si4)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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