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구글의 앱 통행세 확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글 갑질 방지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여당에선 구글 앱 통행세 확대로 인한 국내 앱 개발사와 이용자 피해가 확인됐다며 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야당이 또다시 신중론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선 자칫 구글 앱 통행세 확대를 막을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제2차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2소위)를 열고 구글 갑질 방지법 관련 7개 법안을 심사했으나, 끝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과방위 관계자는 "여당에선 구글의 앱 통행세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확인된 만큼 법안을 처리하자고 했으나, 야당에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중 규제 가능성이 높고, 구글 인앱 결제 금지에 대한 해외 사례가 없어 보류하자는 입장을 견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성중 소위원장(국민의힘 간사)이 해당 법안을 보류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이날 회의에선 구글의 수수료 인하 방안을 살펴본 후 법안을 논의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구글은 지난주 과방위 소속 복수의 의원실에 국내 앱 개발사 지원정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중소 앱 개발사의 수수료를 30%에서 15%로 낮춘 애플처럼, 중소 개발사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도록 본사와 협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수료 인상 대상·범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국장은 "구글 앱 통행세 확대 논란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수수료율이 아니라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정부·업계·학계 모두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이 고착화되면 인터넷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만큼, 구글 갑질 방지법이 늦지않게 통과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바람과는 반대로 구글 갑질 방지법 관련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관련 법을 첫 발의한 후 넉 달 만에 법안이 소위에 상정된 데다, 지난해 11월 25일 회의에선 구글이 인앱 결제 도입 시점을 올해 1월에서 10월로 연기한 만큼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안 처리를 미뤘다.
문제는 정부 조사 결과, 구글이 앱 통행세 확대 시 국내 모바일 앱 개발사와 이용자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9~10월 국내 모바일 앱 매출액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기업 246개를 조사한 결과, 구글 앱 통행세 확대 시 국내 비 게임앱 수수료가 적게는 885억원에서 많게는 1천568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 조사 대상 기업 중 29.9%는 앱 통행세 확대에 대응해 소비자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혀 소비자 피해 확대를 예고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315개 응답 기업 중 37.8%가 앱 등록거부, 심사지연, 삭제 등 앱 마켓 사업자의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갑질을 당했다는 응답자는 65.5%로 가장 많았다. 또 앱 등록거부 등을 하면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비중도 구글이 17.9%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애플(8.7%)의 2배 수준이다.
이에 국내 모바일 콘텐츠 업계에선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앱 마켓 사업자의 횡포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한국웹소설협회·한국웹소설산업협회·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등 17개 협단체와 시민단체는 "과방위가 앱 마켓에서의 부당한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해 앱 개발자들과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며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도록 노력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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