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아파트 청약 열기에도 전용면적 85㎡ 이상 중대형 평형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분양가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60㎡ 이하 소형 평형에 대한 인기는 치솟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상봉동 '더샵 퍼스트월드'는 지난 22일 무순위 청약 결과 전용 84㎡와 98㎡, 118㎡ 평형을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일반공급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596가구 모집에 6007가구가 접수해 평균 경쟁률 10.08대 1을 기록했다. 평형 중 전용 59㎡가 87.67대 1로 흥행했고 44㎡A(32.91대 1), 44㎡B가 29.43대 1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98㎡와 118㎡ 평형 다수는 미분양에 그친 바 있다.
11월 청약한 서울역 아이파크도 지난 8일 무순위 청약 신청을 받았고 지난 17일에는 2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단지는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 결과 1414가구 모집에 2만1129건에 접수됐다. 다만 전용면적 105㎡ 이상 평형에서 다수 미분양이 나오면서 무순위 청약에 나섰다.
두 단지의 사례처럼 뜨거운 서울 청약 열기에도 대형 평수에 대한 관심은 점차 떨어지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청약 단지 중 60㎡ 이하 평형은 1952가구 모집에 31만4121명이 1순위 접수해 평균 경쟁률 160.92대 1을 기록했다. 반면 102㎡초과~135㎡ 이하 평형은 1023가구 모집에 1만2404명이 신청하며 경쟁률 12.13에 그쳤다. 135㎡ 초과(16.08대 1), 85㎡ 초과~102㎡ 이하(13.95대 1) 평형도 비교적 경쟁률이 낮았다.
업계에서는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수요자가 대형 평수의 분양가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한 영향으로 진단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조사한 지난해 12월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에 따르면 서울 분양 단지 중 85㎡ 초과~102㎡ 이하 평형의 3.3㎡(평)당 분양가는 4969만6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102㎡ 초과 평형이 4591만7000원으로 뒤 이었다. 서울 평균 평당 분양가가 4408만9000원와 비교해도 비싼 수준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중대형 평형에 대한 가격 기준이 높아지면서 가격에 대한 저항이 생긴 점이 문제"라면서 "해당 평형 분양가가 17억을 넘어섰는데 이는 마포구, 강동구 등 다른 지역 단지와 비슷한 수준이라 수요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또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싼 가격에 주택을 매입할 경우 주택 가격이 조정될 때 위험도 더 커진다"면서 "분양가 상승에 투자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한 수요자가 늘어난 점도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수요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중·대형 평형 가구수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은 3만6000여 가구가 입주하고 2026년 8500여 가구, 2027년 95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 중 전용면적 85㎡ 초과 타입은 올해 3100여 가구, 내년 1000여 가구, 2027년 300여 가구다. 전체 가구 중 8.6%, 11.76%, 3.1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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