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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구제신청·수사의뢰…성과급 갈등 고조


노조 파업 수순에 사측 경찰 수사 의뢰

[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 기자] 성과급 산정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의 이견으로 인한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이달 초부터 단체복을 배포하며 파업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고, 사측은 파업 불참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의혹이 있는 직원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노조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사측은 일부 직원 수사의뢰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27일 집중교섭이 중단된 후 노동위원회 구제신청과 경찰 수사의뢰를 주고받으며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파업 불참여 직원 명단 작성 의혹과 관련해 일부 직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파업 불참 직원 명단이 노조 차원에서 작성된 것인지, 개인 일탈인지 여부는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화성사업장 등에서 조합원들에게 단체복을 배포했다. 노동계에서는 이를 두고 “파업 직전 단계에서 사내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후 회사가 불성실 교섭을 했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제기했고,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두고도 현금 대신 자사주 지급을 고수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가 반도체 사업부(DS)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한 사실도 외부에 알려지며 파장이 일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15%는 약 40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지난 2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가 조합원 조끼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SK하이닉스는 10%, 삼성전자는 15% 요구?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논쟁에 불을 지른 곳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기존 기본급 기준 성과급 체계를 개편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성과급이 실적에 직접 연동되며 일부 직원 보상이 억대 수준까지 확대됐다.

삼성전자 노조 역시 ‘SK하이닉스와 같은 구조’를 요구하고 있다.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노사가 합의한 영업이익의 10%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노조 측은 “당초 20%를 요구했다가 교섭 과정에서 15%까지 낮췄고, 이 비중은 향후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일한 성과급 체계를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중심 단일 사업 구조로 직원 3만4466명이 동일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나누는 형태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를 포함한 종합 반도체 구조다. DS 부문 인원만 7만7896명에 달하며, 메모리 외 사업부까지 포함해 성과급을 배분해야 한다.

투자 구조도 차이가 크다. 삼성전자는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을 유지하면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 대응해야 한다.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37조7500억원으로 SK하이닉스(6조7325억원)를 크게 웃돈다.

이 같은 구조적 차이로 인해 ‘영업이익 대비 고정 비율’ 방식이 삼성전자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HBM4, HMB4E 메모리를 전시했다.[사진=곽영래 기자]

노조, EVA 평가 불신…사측은 복합사업구조상 필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또 하나의 축은 ‘경제적 부가가치’(EVA, Economic Value Added) 평가 방식이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투하자본 비용을 차감해 실제 창출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 삼성전자의 성과평가와 성과급 산정에 활용되고 있다.

노조는 EVA 산식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자본비용 반영 방식에 따라 성과급이 달라질 수 있어 직원 체감과 괴리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회사는 종합 반도체 구조에서 투자 효율까지 반영하려면 EVA 기반 평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도 EVA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교섭 과정에서 제시된 주거비 대출 지원과 추가 보상안 역시 성과급 제도는 유지한 채 일시적으로 보상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향후 호실적 국면에서도 협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잠정 실적 발표 후에는 입장문을 내고 “실적에 걸맞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종합 반도체 시너지 강화를 위해 재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교섭 중심 협상으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갈등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5~6월 약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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