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427조원에 이르는 퇴직연금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증권사 사업자들이 지난해 크게 비상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실시와 투자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2개 퇴직연금사업자의 적립금은 427조19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적립금 규모 1위는 50조3264억원의 삼성생명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2~4위도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순으로 변동이 없었다. 그런데 5위에는 기업은행을 제치고 미래에셋증권이 올랐다.
잔액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29조1945억원이다. IBK기업은행(28조3763억원)을 넘어 전업권에서 5위를 기록했다.
15조3857억원을 기록한 삼성증권도 지난해 교보생명보험(13조5834억원)을 추월했다. 10위 한국투자증권(15조8148억원)과의 격차는 4300억원가량으로 줄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적립금 증가액이 전 업권에서 가장 컸다. 지난해 한해 동안 IRP와 DC형 적립금이 각각 3조2976억원, 2조7400억원씩 증가했다.
DC형에서 2조원 넘게 증가한 건 미래에셋증권뿐이다. IRP 증가액이 3조원을 넘어선 건 신한은행(3조337억원)과 두곳뿐이다.
반면 확정급여형(DB)에선 전 사업자 중 잔액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5900억원이 줄었다. 지난해 DB형에서 잔액이 줄어든 건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보험, 롯데손해보험, 신한라이프생명보험, 흥국생명보험 5곳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이 DC형과 IRP에서 기염을 토했지만, 4위 하나은행과 총적립금 격차가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은행 1조7100억원, NH농협은행 1조300억원, 기업은행 9200억원 등 은행들이 DB형에서 선전했다.
퇴직연금 사업자인 증권사들 대체로 지난해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14곳 증권사의 총적립금이 4분기에만 7조3900억원 증가해 103조930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들보다 100조원을 먼저 돌파했다.
보험사들 16곳은 지난해 4분기 4조2300억원 증가해 9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과의 격차가 작년 3분기 3조2700억원에서 4분기 6조4300억원으로 두배가량 뛰었다.
지난해 10월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가능해지면서 고수익률을 앞세운 증권사에 뭉칫돈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는 가입자가 기존 운용 상품을 매도(해지)하지 않고 사업자만 바꿔 이전할 수 있는 제도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세 곳에서만 실물이전 두 달여만에 8000억원가량을 다른 사업자로부터 흡수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률을 중시하는 가입자들이 더 나은 운용 환경을 주는 곳으로 활발하게 이동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증권사 연금 조직의 컨설팅 역량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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