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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우승했어도 바뀌었을 한국전력 사령탑…장병철의 예고된 이별


시즌 한창인 시점에 후임 사령탑 접촉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2021-22시즌 한국전력은 5시즌 만의 봄 배구 무대에 오르며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정규리그에서 6전 전패 악몽을 안겨줬던 우리카드를 꺾으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맛봤다.

분명한 성과가 있었기에 3년 계약이 만료된 장병철 감독의 재계약도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지난 15일 장 감독과의 이별을 알렸다.

6개 구단 포함 자신이 이끌던 팀과도 싸워야 했던 장병철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6개 구단 포함 자신이 이끌던 팀과도 싸워야 했던 장병철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장 감독은 가족이 있는 뉴질랜드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들었다. 당초 그는 거취 문제가 해결되면 출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단으로부터 재계약으로 방향을 정했으니 걱정하지 말고 가족들을 만나고 오라는 얘기를 듣고 출국길에 올랐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로 흘렀다. 의심 없이 구단의 말을 믿었기에 충격은 더했다.

한국전력 내부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뜯어보면 사실상 장 감독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더라도 재계약은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역대급 순위 싸움이 펼쳐진 올 시즌 남자부에서 한국전력의 시즌 초반 돌풍은 대단했다. 2라운드까지 순위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이는 구단 창단 이후 첫 성적이다.

시즌 중반 주춤하며 봄 배구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따랐지만 6라운드를 5승 1패로 마치는 저력을 선보이며 막차에 탑승했다.

그러나 한국전력 안에서는 이미 사령탑을 흔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구단 고위층은 시즌이 한창인 시점에 복수 이상의 감독을 접촉하며 부임 여부를 타진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 팀 합류가 사실상 불가능한 사령탑에도 연락을 취하는 상식 밖의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전력 내부에서는 어떠한 성적이 나오더라도 뒷말이 무성했다. 팀이 흔들리면 장 감독의 지도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좋은 성적이 나올 때는 사령탑 교체를 위한 또 다른 이유 찾기에 혈안이었다.

이 과정에서 장 감독이 특정 선수를 트레이드하려 했다는 낭설까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 구단에서 한국전력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은 맞지만 구단은 이를 수락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한국전력은 장병철 감독과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한국전력은 장병철 감독과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그러나 해당 트레이드가 누군가의 입을 통해 장 감독이 추진했던 것으로 둔갑됐고 결국 해당 선수의 귀에 들어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트레이드된다는 것을 달갑게 여기는 선수는 드물다. 특히 팀의 주축 선수라면 충격은 더할 것이다.

결국 해당 선수는 구단에 장 감독과 함께 갈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고위층이 바란 장 감독의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아도 될 명분이 만들어진 셈이다.

해당 고위층은 배구단에서 입김이 강하고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윗선과 다른 의견을 내비치면 팀에 남아있기 힘든 구조다. 고위층에 잘 보여야 한 자리라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전력 내부 분위기다.

배구계에서는 한국전력이 바뀌기 위해서는 고위층 교체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구단 내부는 요지부동이다.

장 감독은 시즌 내내 6개 구단이 아닌 자신이 이끌던 한국전력 포함 7개 팀과 싸워야 했다. 장 감독 후임으로는 외부 영입보다는 권영민 코치의 내부 승격이 유력하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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