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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6위'로 내려앉은 에뛰드로 '속앓이'


후발주자 잇츠스킨에도 밀려…2년새 영업익 10분의 1로 줄어

[장유미기자] 'K-뷰티' 열풍으로 주요 화장품 계열사들이 지속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브랜드숍 '에뛰드'로 고민에 빠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대부분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국내 면세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에뛰드는 2013년부터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결국 지난해 브랜드숍 업계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뛰드는 매출이 지난 2013년 3천372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매년 하락세가 이어져 지난해 전년 대비 8% 감소한 2천57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013년 261억 원을 기록한 후 2014년 56억 원, 2015년 24억 원으로 급감했다.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우는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 중 하나로, 론칭 후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때 브랜드숍 3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금은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등 다른 챔피언 브랜드와 달리 나홀로 역신장하며 아모레퍼시픽의 고민거리로 전락했다.

에뛰드는 지난 1997년 론칭돼 '화장품 놀이 문화'와 '공주풍 색조 화장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브랜드는 한 때 '빅3'까지 오르며 젊은층의 높은 지지를 얻었으나, 최근에는 '공주풍' 콘셉트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주는 등 역효과를 일으키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실적 저하로 가맹점 수도 점차 줄어 에뛰드 가맹점 신규개점 수는 지난 2013년 85개로 늘었느나 2014년에는 33개로 줄었고, 계약해지 건수도 2013년 9건에서 2014년 4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에뛰드의 브랜드 체질 개선 작업 이뤄졌고 이로 인해 마케팅 투자가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유통 채널 구조조정, 매장 리뉴얼 등에도 투자비용이 확대돼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에뛰드와 경쟁을 벌이던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잇츠스킨은 지난해 '달팽이크림'의 인기와 더불어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단숨에 업계 4위로 뛰어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숍 1위인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1% 오른 6천291억 원을 기록하며 자리를 지켰다. 에뛰드와 함께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5천921억 원의 매출을 기록, 더페이스샵과의 매출 격차를 300억 원 가량으로 좁히며 2위를 차지했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고비용 점포 등의 정리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 줄어든 4천79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3위를 유지했다. 다만 비용 절감 및 손익 구조 개선 등의 효과로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돼 영업이익은 162% 증가한 177억 원, 당기순이익은 507% 증가한 15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잇츠스킨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8.0% 증가한 3천96억 원을 기록, 에뛰드와 네이처리퍼블릭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영업이익은 1천118억 원을 기록해 에뛰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5위인 네이처리퍼블릭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0% 오른 2천800억 원으로 자리를 지켰다.

이로 인해 에뛰드는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미샤는 물론 네이처리퍼블릭과 잇츠스킨 등 후발주자에게도 밀려 순위가 6위로 떨어졌다.

이에 위기를 느낀 에뛰드는 20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브랜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브랜드 슬로건을 '라이프 이즈 스윗(Life is Sweet)'으로 변경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또 20대를 타깃으로 일상적이고 즐거운 메이크업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이들의 구매 패턴을 고려해 유통채널도 재정비하고 있다.

중국, 싱가폴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해 고객과의 소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탄탄한 브랜드 스토리를 바탕으로 색조 등에서 혁신적이고 우수한 품질의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현재 자연주의를 강조한 화장품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공주풍' 콘셉트를 유지하던 에뛰드가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이라며 "여러 브랜드들이 색조시장 강화에 나선 것도 에뛰드한테 적잖은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K 뷰티 열풍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들이 브랜드숍을 자주 찾으면서 업계 순위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에뛰드도 브랜드를 재정비 해 20대 젊은층과 중국 시장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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