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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두 형제, 韓 귀국 후 다른 행보 주목


신동주 전략적 '폭로전' vs 신동빈 아버지 면담 후 '현장 경영'

[장유미기자]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된 가운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귀국과 동시에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에서 폭로전을 펼친 것과 달리 신 회장은 경영 현장부터 챙기는 등 자신의 경영능력을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오후 2시 28분쯤 귀국한 직후 가장 먼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 집무실을 찾았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신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집무실을 방문했으며 약 5분간 아버지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장남인 신 전 부회장도 동석했으나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신 회장은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만나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또 신 총괄회장이 "어디 갔다 왔냐"고 묻자 "오늘 동경에서 돌아왔습니다"라며 귀국 인사를 건넸다. 이후 신 총괄회장은 "어허, 그러냐"라고 짧게 답했으며, 신 회장은 다시 한 번 "걱정을 끼쳐드려 매우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대화는 경영권 갈등과 관련한 대화 없이 밝은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같은 신 회장의 행보는 그동안 롯데 일가의 형제간 갈등에 신격호 총괄회장까지 합세하며 부자간 대결로 확대된 양상을 보이자 바로 아버지를 찾아 이번 싸움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귀국 인사에 신 총괄회장이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며 "다른 대화는 가족간의 개인적인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롯데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던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신 회장이 혼자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신 총괄회장이 '나가'라 했다"고 주장하며 "롯데 측이 전한 것과 다른 분위기였다"고 밝혀 또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신 총괄회장 회동 뒤 제2롯데월드 현장 찾아

그의 주장대로라면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을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한다는 기조를 굳건히 하고 차남인 신 회장과의 갈등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제사 때도 신 사장은 '신 전 부회장이 제사를 함께 지내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면서 "사실을 확인한 결과 신 사장의 주장과 달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또 한일 통합경영 후 지난달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활발한 '현장경영'을 펼쳤던 신 회장은 이날 귀국 후 쉬지 않고 바로 주요 사업 챙기기에 나서며 그룹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는 이날 귀국 기자회견장에서도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을 따라 국내외에 우리 그룹이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면서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그게 제 임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이날 롯데호텔을 나서 바로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를 찾아 107층 공사현장으로 향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롯데호텔에서 신 총괄회장을 만난 후 잠실 제2롯데월드를 방문해 107층 공사현장 등을 둘러봤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에게 공사현황을 보고 받은 후 "롯데월드타워는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갖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며 "흔들림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완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신 회장은 "롯데가 빠른 시일 내로 정상화되고 발전되도록 하는 것이 본인의 역할"이라며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작업중이던 근로자들에게도 따뜻한 격려의 말과 함께 폭염속에 땀 흘리고 있는 근로자들을 위해 수박도 전달했다.

신 회장은 "한국의 랜드마크를 함께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안전시공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여러분이 짓고 있는 한 층 한 층이 대한민국 건축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격려하고 "한국 롯데에서 나온 이익금을 일본으로 가져가지 않고 롯데월드타워에 투자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건축물을 조국에 남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행보는 당분간 대외 활동보다 집무실에서 그룹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망했던 재계 분석과 달라 크게 주목받고 있다. 또 향후 일정 역시 장남인 신 전 부회장과 같이 폭로전으로 맞불을 펼치기 보다 산적한 계열사 업무를 챙기며 자신의 경영능력 입증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롯데그룹은 이번 사태로 인해 사실상 '일본기업'이라는 논란과 함께 그룹 안팎으로 뒤숭숭한 상태"라며 "그룹을 둘러싼 국가적인 우려가 커진 만큼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이번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면 지난달 29일 한국에 들어온 장남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반(反) 신동빈 세력과 함께 신 회장에 대한 맹공을 퍼부으며 자신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특히 국내 일부 방송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는 광윤사, 그다음이 우리사주로 두 개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며 "우리사주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조만간 일본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비해 우호세력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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