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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유통법 정착, 통신사 마케팅비 '확 줄었다'


해지율 1%대, 기기변경으로 트렌드 변화 '뚜렷'

[허준기자]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지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를 옮겨다니던 이른바 '메뚜기족'도 줄어든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줄인 마케팅 비용이 소비자 지원에 활용될 수 있는 정책 방안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30일 잇따라 공시한 지난 2분기 실적집계 결과 보조금 지출 감소가 눈에 띄게 드러났다.

이날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매출 4조2천557억원, 영업이익 4천12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4.4% 줄었다.

LG유플러스는 같은기간 매출 2조6천614억원, 영업이익 1천924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6.3% 늘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성적표는 극과극의 방향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특별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증가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반대로 LG유플러스는 보조금의 회계처리를 변경하고 설비투자비가 줄어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보조금 줄여 마케팅비용 절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실적에서 마케팅 비용감소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두 회사는 모두 2분기에 마케팅 비용을 예년보다 적게 썼다.

SK텔레콤은 2분기에 마케팅비용으로 7천400억원을 투입했다. 전년동기 대비 10.3%, 전분기 대비 12.5%가 줄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분기 4천757억원의 마케팅비를 사용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3.5%, 같은 회계방식을 적용한 전분기 대비 5.6%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변화는 단말기유통법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보조금으로 가입자를 확보하는 전략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적 보조금 상한선인 33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가입자를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우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보조금에 투입하던 마케팅비를 새 요금제나 요금할인으로 돌릴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지율 1%대로 떨어져, 번호이동 대신 기기변경

두 회사의 실적을 보면 기존 가입자들의 만족도를 대변하는 지표인 해지율이 하락한 것도 눈에 띄고 있다.

해지율이 높은 것은 다른 이동통신사로 이동하는 비율이 높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번호이동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할때는 이통3사 모두 해지율이 2~3%대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분기 SK텔레콤의 해지율은 1.3%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기록된다. 전분기 2%, 지난해 4분기 1.7%보다 해지율이 더 떨어지는 추세다.

LG유플러스도 2분기 해지율이 1.73%로 나타나 전분기보다 2.3% 더 떨어졌다.

SK텔레콤 이용환 재무관리실장은 "번호이동에서 기기변경으로, 보조금 중심에서 서비스 및 상품 중심으로 이동통신시장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변화의 시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김영섭 경영관리 실장도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세분기가 지나면서 번호이동 시장이 안정되고 해지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보조금이 아닌 사업자의 본원적 경쟁력이 부각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통신 경쟁력 바탕으로 신사업 창출에 '방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번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캐시카우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장동현 사장이 강조한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7월 출시한 생활가치 플랫폼 '클럽T키즈'를 시작으로 오는 2018년까지 생활가치 플랫폼 50개, 가입자 1천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모바일 미디어 플랫폼인 'Btv모바일'과 '호핀'을 통합한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이고 이를 통한 콘텐츠 판매, 광고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이용환 재무관리실장은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통신기반의 차세대 플랫폼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여러 시도들이 하반기부터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도 통신사업은 비디오 콘텐츠를 활용한 데이터 중심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간편결제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영화와 TV프로그램, UCC 등 실생활에 필요한 13만여 비디오를 모아 놓은 LTE 비디오 포털 애플리케이션을 더욱 고도화하는 등 비디오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굴하고 있는 간편결제 '페이나우'와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공격적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페이나우 서비스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 회사 김영섭 경영관리실장은 "비디오와 간편결제, 사물인터넷(IoT) 등 핵심성장영역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것이 사업성과로 반영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고객들의 생활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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