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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충격 커지면 GDP 4% 깎아먹을 수도"


'확산 통제' 여부가 관건…WHO의 '판데믹' 선언 여부도 봐야

[이혜경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이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얼마나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중국이나 홍콩처럼 과거에 전염병으로 큰 피해를 봤던 사례가 없어 전염병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과거 자료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해외에서 나타난 전염병의 경제 영향을 바탕으로 국내 경제 영향을 가늠해 볼 만하다.

10일 한국투자증권의 김대준 애널리스트가 소개한 해외의 전염병 경제영향 분석자료에 따르면, 메르스처럼 '독성은 낮고 감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를 깎아먹은 케이스가 있어 주목된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최됐던 제14회 글로벌 경제 분석 콘퍼런스에서 판데믹(Pandemic:대유행)과 글로벌 경제를 연구한 '대유행 독감의 글로벌 경제 영향(The Global Economic Effects of Pandemic Influenza)' 논문에서 다뤄진 것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 논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감염력이 낮은 질병보다는 사회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전염병이 한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질병에 따른 경제 충격이 1년 넘게 지속되진 않지만, 4% 수준의 성장률 둔화를 야기한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사스(SARS)가 유행하던 지난 2003년 2분기 시기 중국과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2.9%p, 4.5%p 하락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경제는 홍콩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전염병에 대해 더욱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우려했다.

다만 주식시장의 경우, 전염병은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질병이 유행의 정점을 통과 하면 하락 이전의 레벨로 회귀한다고 전했다. 중국과 홍콩에 영향을 미친 사스는 2002년 11월부터 8개월간 지속됐지만, 중화권 증시는 2003년 4월 이후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사스의 원인을 밝혀내고, 질병의 확산 속도가 느려지면서 주식시장은 반등에 성공했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밖에도 질병이 각각의 산업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미국보건신탁(TFAH)의 분석에서 숙박·요식·엔터·레저·운수업이 각각 연간 GDP의 20%에 달하는 손실을 입는 것으로 추정됐다는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실제로 사스가 창궐했던 지난 2003년에 중국의 산업은 이와 유사한 양상이었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이동 통제로 항공, 육운, 해운 등 운수업이 큰 피해를 입었다. 반면에 의약산업과 통신업은 질병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이 같은 급격한 심리 위축도 전염병 확산이 진정되면 가파르게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WHO의 '판데믹(대유행)' 발표 여부 중요해

아울러 메르스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판데믹(대유행)' 발표가 나오는지 여부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메르스처럼 전염성이 높은 질병은 한 나라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쳐왔는데, 영향력은 질병의 유행성에 달려 있다"며 "한국은 메르스로 인해 이미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데 향후 메르스의 유행 여부에 따라 충격 강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메르스 유행과 관련해 WHO의 전염병 경고 단계 중에서 최고 수위인 판데믹(Pandemic: 대유행) 발표가 나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세기 이후에 발표된 판데믹은 총 4건이 있었다. 스페인 플루(1918), 아시안 플루(1957), 홍콩 플루(1968), 신종 플루(2009)가 이에 해당된다.

최악으로 평가되는 스페인 플루 시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최대 1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사망했고, 경제가 위축된 탓에 미국의 S&P500지수(물가반영)는 연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다. 2003년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인 사스는 판데믹 단계는 아니었다.

김 애널리스트는 "질병의 지속기간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전염병은 유행기가 있는데, 인플루엔자(독감)의 경우 대략 6~8주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과거 사스도 사망자가 확인된 2003년 3월부터 4월까지가 최대 유행기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한국에서 확산된 메르스도 사망자가 발생한 5~6월이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어 정부의 철저한 방역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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