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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까지'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전 가열


'합종연횡'부터 잇단 법인 설립도…입지 눈치전도 치열

[장유미기자] 유통 대기업들의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전이 날로 가열되는 양상이다. 사업권 유치를 위해 별도법인 설립은 물론, 경쟁업체와 손을 잡는 말 그대로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있다.

면세점은 성장이 둔화된 백화점 등과 달리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유통업계의 새로운 황금시장이 되고 있다. 불황을 돌파하려는 유통업계가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21일 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총 8조3천억 원으로, 2013년 6조8천억 원보다 22%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 4조5천억 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두 자릿수 안팎의 성장을 거듭하며 몇년 새 시장 규모가 2배가량 커진 것.

특히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4조2천억 원을 기록, 사상 첫 4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3년 매출 3조7천억 원보다 14% 증가한 규모. 지난해 소공점에서만 약 1조9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백화점은 지난해 총매출 29조2천321억 원을 기록, 전년보다 1.9%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또 지난 1분기 매출 역시 각 사별로 롯데가 전년보다 0.3% 증가에 그쳤고 현대백화점은 0%, 신세계는 0.3% 감소했다.

대형마트 역시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3.4%에 불과했다. 1분기 각 사별 매출 역시 이마트가 0.8% 신장하며 제자리 걸음을 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3%, 0.9%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침체로 백화점과 마트는 몇 년째 역신장하고 있지만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영향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당분간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각 기업들이 면세점을 꼭 해야 하는 사업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 대기업,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두고 혈투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에 대한 신규 사업권 입찰은 오는 6월 시작, 이르면 7월 중 대기업 2곳과 중소·중견기업 1곳이 선정된다.

선정 기준은 경영능력(300점), 관리역량(250점)을 비롯해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이다.

현재까지 대기업 사업권 2곳에 대한 신규 입찰에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신세계 등이다.

이 중 면세 사업권 획득에 가장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온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2일 호텔신라와 손잡고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 사업권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양사는 용산 아이파크몰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이곳에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 시내 면세점을 짓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현대백화점그룹도 오는 5월 초 모두투어를 포함해 능력있는 중견기업 몇 군데와 별도 합작 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특히 면세점 운영경험이 없다는 지적이 있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합작법인에 중소면세사업자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곳은 동화면세점과 대구그랜드호텔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그랜드호텔보다 동화면세점과 손잡을 시 서울 시내 사업권 획득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존의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 상권이 겹치는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운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 6곳 중 3곳을 운영중인 호텔롯데도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면세 사업장 후보지로는 김포공항과 동대문 등 기존 롯데 유통매장뿐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가로수길·이태원·신촌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21일 면세점 별도법인 '신세계디에프' 설립을 공식 발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의욕적으로 나섰다. 백화점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가 100% 출자했으며, 초기자본금은 10억 원이다. 신세계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지를 신세계 본점이나 강남점 중 결정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경쟁사들과 달리 다른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면세점 신규법인은 당분간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워커힐면세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도 신촌·홍대 등 서쪽 지역과 SK 건물들이 있는 도심지역을 서울 시내 면세점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화갤러리아 역시 시내면세점 입찰이 시작되는 6월 전에 광화문 일대 건물 중 입지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레미콘 산업에 주력하던 유진기업도 얼마 전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곳은 서울 여의도 옛 MBC 문화방송 사옥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웠다.

또 최근 유통·레저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이랜드그룹 역시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나홀로 성장을 한 반면 백화점·대형마트 등은 내수침체로 긴 정체기에 빠졌다"면서 "성장에 한계를 느낀 유통업체들이 면세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앞 다퉈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이 점차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은 공항면세점보다 수익성이 좋다고 평가받고 있는 만큼 유통업체들이 군침을 흘릴만 하다"며 "오는 6월 입찰 전까지 각 업체별 눈치작전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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