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도 못할 신기술을 기대하라(Expect the Unexpected).'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5의 모토에는 성공적인 전시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 있다. 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 융합산업을 주도하는 전시회로 변모해 가는 CES의 진화 방향을 잘 드러낸다.
세계 3대 가전관련 전시회인 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가전박람회(IFA)는 이제 진화 방향을 서로 달리하고 있다. 한때 스마트폰 열풍에 따라 비슷한 전시가 됐던 세 전시회의 방향은 각자의 특징에 따라서 다르게 진화중이다.
미래기술과 융합기술을 바탕으로 화려한 전시를 추구하는 CES, 이동통신 기술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을 강조하는 MWC, 스마트홈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전기술을 차분하게 보여주는 IFA 등 각 전시의 키워드가 흥미롭게 제시된다.
CES 2015에서도 미래기술의 화려한 전시가 예상된다. CES 2014가 무인 자동차와 3D 프린터를 바탕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것처럼 스마트카, 3D 프린터, 드론 등 미래융합기술과 TV, 스마트 홈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가전기술의 융합이 화려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인텔·벤츠·포드의 기조 연설
기조연설에서부터 삼성, 인텔, 벤츠, 포드 등 융합기술의 대표적인 업체들이 참여한다. 더불어 삼성과 인텔이 주도하는 사물인터넷 표준 단체인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의 오픈 하우스 행사가 있는 것도 흥미롭다.
삼성은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다양한 사업에서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웨어러블, 스마트홈, 사물인터넷으로 진출하고 있다. 인텔도 프로세서 영역을 벗어나서 3D 스캐너, 사물인터넷, 차세대 인터넷 등 응용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전시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벤츠도 미래 이동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의 제시와 함께 스마트카와 자율주행에 대한 융합기술발표가 기대된다. 지난 2013년 싱크 앱링크 플랫폼'을 공개했던 포드의 관련발표도 스마트카-IT 융합의 미래 방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CES 2015 키워드-스마트카·3D 프린터·UHD TV·웨어러블 기기·사물인터넷·디지털 헬스·드론
올해 CES 2015의 키워드는 스마트카, 3D 프린터, TV,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 디지털 헬스, 드론 등이 꼽힌다. 전통적인 가전영역을 벗어나서 다양한 융합 기술의 전시를 병행하면서 CES 2015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주로 인포테인먼트를 전시했던 자동차 전시는 2013년 '인포테인먼트에서 안전까지', 2014년 '무인자동차'로 진화했고 올해는 스마트카 전반으로 확대됐다. 자동차 자체가 강조되면서 묻혀버린 전기전자 관련 기술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델파이 등 전기전자 부품관련 업체의 전시가 강조될 전망이다.
기조연설에 참여하는 벤츠, 포드를 비롯해 현대, BMW, 아우디 등 주요 자동차사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시에서는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하는 플랫폼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CES 2014에서 시작한 3D 프린터 열풍은 올 한해 전 세계를 휩쓸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교를 비롯한 거의 모든 학교에 3D 프린터가 보급돼 다양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아두이노로 만든 3D 프린터가 소개되기도 했다.
CES 2015에는 전년보다 2배 확장된 전시공간에 30여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3D 시스템즈와 스트라스시스 등 3D 프린터 주도업체와 XYZ 시스템즈, 메이커봇, 오토데스크 등 여러 업체들이 참여한다. CEA 측은 3D 프린터의 응용영역이 향후 자동차, 교실, 음식, 인체기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이비전 시스템과 로킷이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 LG가 주도하는 UHD TV 시장에서 중국업체와의 경쟁도 중요한 이슈이다. CES 2014에서 105인치 커브드TV 를 발표하는 등 신기술을 주도했던 우리나라 업체들은 지난 9월 독일 IFA전시회에서 퀀텀닷 TV의 최초 공개를 중국 하이센스에 내준 바 있다. CES 2015에서는 삼성, LG 등이 퀀텀닷 TV 공개와 더불어 더욱 향상된 화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다양한 진화가 예상된다. 손목시계형, 밴드형, 안경형 등의 일반적인 형태뿐 아니라 신발형, 셔츠형, 의류형 등 한단계 더 나아간 형태의 기기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 헬스와 본격적인 연동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도 제시될 전망이다. 삼성 S-헬스, 애플 아이헬스, 마이크로 소프트 헬스 등 다양한 헬스 플랫폼과 연동도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 가민 등의 새로운 시장 개척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CES 2014에 참여해 이미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우리나라 신발형 웨어러블 기기 업체 쓰리엘랩스의 풋라거도 CES 2015를 통한 도약이 기대된다.
사물인터넷에서는 스마트홈, 스마트가전 등 여러 업체의 다양한 제품 전시와 더불어 OIC와 올신 얼라이언스 간의 주도권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 인텔 등이 주도하는 OIC는 LG, 퀄컴이 주도하는 올신 얼라이언스의 올조인 플랫폼에 비해서 출발이 늦었지만, 이번 오픈하우스 행사를 통해서 플랫폼 공개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표준으로 승인된 원엠투엠(oneM2M)과의 협력과 경쟁을 통한 발전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CES 2014에 선보였던 인텔의 사물인터넷용 칩셋 에디슨은 IFA 등에서 다양한 사물인터넷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CES 2015에서는 프리스케일 등이 주도하는 와프(WaRP)에서 인텔 에디슨과 비교되는 작은 크기의 웨어러블 전용 보드를 보여줄 예정이다. 관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차례로 공개되는 사물인터넷 시장은 2015년 한 해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상상하지 못할 신기술을 보여줄 CES 2015
IFA측은 CES 2014에 대해서 '소비자가전 행사인 CES의 주요 전시장을 자동차 제조업체가 차지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 CES 2014에서 무인자동차와 3D 프린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파격적인 모험이었다.
하지만 CES 2015는 지난 행사의 경험과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다양한 미래기술과 진화방향을 한층 더 유려하고 세련되게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카, 3D 프린터, UHD TV,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 드론을 비롯해서 빅데이터 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강조되는 CES 2015에서 다양한 미래 기술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부교수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부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사·석사학위를,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대한전기학회 등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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