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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시장, 치킨게임으로 치닫나


현지 업체 가격 공세와 보조금 규제로 제조사들 공략 찾기 '고심'

[민혜정기자]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가격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이 가격 공세 수위를 높이고, 보조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강세를 보인 한국·미국 등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4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놓고 제조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약 180달러(약 19만원)로 글로벌 시장 ASP의 70% 수준이다. 200달러 미만 제품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제조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지원 규모가 줄고 있다. 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애플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올 초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공격적으로 보조금 정책을 펼치던 3대 이통사에 3년 내에 보조금과 광고지원비를 포함한 마케팅 비용의 20%를 줄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따라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7월 올해 보조금 규모를 340억위안(약 5조9천억원)에서 210억위안(약 3조7천억원)으로 130억위안(약 2조원)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2·3위 업체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도 이에 보조를 맞춰 약 2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축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조금 지원 축소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겨냥한 정책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는 중·저가 스마트폰이 주력인 중국 현지업체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애플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이통사들의 보조금 지원이 커서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판매하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며 "보조금 규제는 삼성·애플 손을 묶으면서 자국(중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공세 수위 높이는 삼성 vs 선택과 집중 LG

중국 제조사들은 자국 시장에서 성과를 발판으로 세계 5위권에 진입하고 있다. 샤오미는 3분기 삼성·애플을 잇는 3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올라섰다.

스마트폰 시장 정상을 지켜야 하는 삼성전자와 애플로선 중국 시장에 초연할 수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를 지난달 26일 세계 최초로 한국과 중국에 동시에 출시하며 중국 시장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메탈 소재의 중·저가폰 갤럭시A3·A5를 이달 중국부터 투입한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삼성의 스마트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도 세계 최초로 베이징에 열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만 3천여개의 삼성 모바일숍을 가지고 있지만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를 통해 체험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말 방중, 마카이 중국 부총리를 만나 사용자 정보보호에 관해 논의했다. 애플은 중국에 2년내 애플스토어 25개를 추가로 설립해 총 4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250여개의 애플 스토어를 갖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영국이 37개, 캐나다가 29개 애플스토어를 갖고 있는데 중국을 이 수준까지 맞추겠다는 것.

그러나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LG전자, 소니 등의 경우 제품 당 수익성이 낮은 중국 시장에 매달리기엔 기회비용이 크다. LG전자는 중국에서 유통망을 대폭 확대하지 않을 예정이며 당분간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 계획도 없다.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니는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윤부현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중국 유통 채널에 대대적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G3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인지도 높이면서 효율적 판매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 요시다 겐이치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매출이 부진해 사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중국시장만을 노린 스마트폰을 판매하거나 새로 개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위치에 따라 제조사별로 중국 공략법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삼성전자의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과가 다른 제조사들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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