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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임영록 KB지주 회장 '직무정지' 결의


기존 금감원의 '문책경고'보다 중징계 수위 한 단계 높여

[이혜경기자] 금융위원회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12일 금융위는 오후 2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른바 'KB 사태'와 관련해 임 회장에 대한 최종 징계로 금융감독원이 권고했던 '문책경고'보다 수위가 한 단계 높은 '직무정지' 3개월 등을 의결했다.

금융당국의 징계수위는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이 중징계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4일 국민은행 주전산기 갈등건과 관련해 감독 책임 소홀, 은행 IT본부장에 대한 인사 개입 등을 들어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게 '문책경고'를 결정, 중징계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 전 행장은 금감원의 중징계 발표가 난 후 당일 사임했다.

금융지주사 임원에 대한 중징계는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되는 사안이어서 임 회장에 대한 징계를 확정하는 이번 금융위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적지 않았다.

한편, 금융위가 중징계 수위를 한 단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KB 사태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금융회사 경영진은 통상 사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임 회장은 금융당국 결정에 반발하며 "진실을 소명하겠다.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임 회장은 최근 두 차례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나타난 오류를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교체 예산을 포장하지 않았고, 관련 국민은행 임원 인사에도 강압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며 중징계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임 회장은 금융당국의 중징계에 대해 행정 소송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싸움으로 갈 경우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법리 판단을 바탕으로 나왔던 금감원 제재심에서는 경징계에 그쳤지만, 최수현 금감원장을 거치며 최종 징계수위가 중징계로 높아졌다는 점에서 주관적인 요소가 개입했다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 금융당국 중징계에 불복한 행정소송에서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 2009년 1월에 3년 만에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임 회장 측의 이 같은 계산과 달리, 금융당국, 국민은행 노조, 정치권 등에서 임 회장에게 보내는 "사퇴하라"는 압박도 상당해 앞으로 임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KB금융그룹의 혼란이 얼마나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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