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금투협회장 "증권업 규제완화, 미흡"

[이혜경기자]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새 경제팀과 국회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금융투자업계 규제완화의 경우 증권업계 규제완화는 기대에 못 미쳤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이밖에 새로 도입된 소득공제장기펀드의 가입 제한선을 높이고, 퇴직연금에는 디폴트옵션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종수 금투협 회장은 28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 같은 생각을 전했다.

새 경제팀과 국회 등의 금융투자업계와의 궁합과 관련해 박 회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이 금융투자업권에 우호적인 시각을 지닌 것으로 본다"며 "올해 잘 버티면 내년에는 업황이 낫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우택 정무위원장의 경우, 증권업계 사람들과 많이 만나 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이해하고 최대한 도와주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의 금융투자업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운용업계 완화 문제는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반영됐으나, 증권업계 문제는 기대에 못 미쳤다"며 "좀 더 과감한 규제 완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증권업계가 거래수수료를 크게 낮춘 현 상황에서는 (반대 급부로) '성과 보수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이 많이 나면 보수를 더 주게 하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박 회장은 "새로 도입된 소득공제장기펀드의 가입 제한선인 현행 연봉 5천만원 이하가 너무 낮다"며 "이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연봉 5천만원 이하 직장인은 여윳돈이 없어 투자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다. 박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연봉 8천만원까지로 올렸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박 회장은 파생상품 거래규제와 관련한 개인투자자 보호 규제에 대해 "개인투자자 보호는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보호가 아니라, 진짜 보호해야 할 대상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생각도 전했다. 내용을 알면서도 투자한 사람까지 보상해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이밖에도 금융업계에 만연한 금융상품 베끼기는 업계 스스로를 죽이는 요인이 된다며 협회나 감독기관이 이에 대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퇴직연금의 경우,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을 도입하면 운용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퇴직연금의 디폴트 옵션이란 연금 가입자가 별다른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은 경우 각 금융사에서 자체 투자전략에 맞춰 자산을 운용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현행 방식은 감독 기관이 사전 승인한 표준 포트폴리오에 따라 가입자가 최초 운용을 지시하면 운용 주체가 이에 따라 투자를 한다. 그러나 최초 지시 후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이후 수익률이 저조한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