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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상장, 다음은 삼성전자와 합병하나


후계구도 완성은 지분, 에버랜드-삼성, '이재용 체제' 밑그림 주목

[박영례, 장유미, 김현주기자] 삼성 오너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삼성SDS에 이어 기존 지배구조 정점에 있던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에 나선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인 가운데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삼성 3세 경영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

특히 에버랜드는 상장 이후 삼성전자와 합병, 합병법인을 통한 그룹 지배구조를 완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를 축으로 한 지배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는 시각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 추진을 결의, 이르면 내년 1분기까지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카드 다시 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순환출자 정점에 있는 사실상의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더욱이 에버랜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25.1%를 보유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은 각각 8.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 건희 회장 지분 3.72% 까지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45%에 달한다.

지난 2011년 KCC가 삼성카드로부터 에버랜드 지분을 주당 182만원에 매입한 것을 감안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1조1천418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사장, 이건희 회장의 보유지분를 포함하면 오너 일가의 지분가치는 2조원대에 달한다.

아울러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삼성SDS 역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 상장만으로 시가 기준 5조원대에 달하는 실탄 확보가 가능해 진다.

이 탓에 재계에서는 삼성이 이들 두 회사 상장에 나선 배경을 두고 향후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 및 자사주 매입 등 삼성가 3세의 지배력 강화 등 후계 구도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후계구도 완성은 결국 지분, 에버랜드-전자 합병 '주목'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이들 오너 일가가 상장 후 지분 매각 등 바로 현금화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재원마련으로 보기도 어렵다.

삼성SDS의 경우 그룹 순환출자로 부터 자유로운 만큼 이같은 목적이 가능할 수 있지만 에버랜드는 이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장 목적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확대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보다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 이번 에버랜드 상장이 향후 삼성전자와의 합병을 염두한 사전작업으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을 축으로 경영승계의 연착륙이 가능하려면 핵심 계열이자 순환출자의 연결고리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 3.4%를 포함 오너 일가 지분율이 4.7%에 불과하고, 삼성물산 역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 1.4%가 전부다.

현재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는 지분 7.6%를 보유한 삼성생명이지만 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규정상 의결권 5%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를 상장한 뒤 삼성전자와 합병할 경우 지분 25%로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율이 10%대선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얻게 된다.

에버랜드에서 생명, 전자, 물산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상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이 상대적으로 희석, 현행법상 그룹 지배의 취약점이 됐던 의결권 제한 또는 향후 삼성생명의 금융 지주사 전환시 보유 지분 매각 등에 따른 부담 등도 줄어들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에버랜드와 삼성전자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되고, 사실상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강화되면 최근의 계열간 재편으로 삼성전자를 축으로 새롭게 짜고 있는 순환출자 고리, 즉 삼성전자 –삼성SDI-삼성물산-삼성종합화학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역시 함께 강화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삼성SDI 지분 19.6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삼성SDI는 삼성물산의 지분 7.8%를, 또 삼성물산은 합병을 결정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약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물산과 삼성SDI(제일모직 합병)는 삼성엔지니어링의 1,2대 주주다.

전자와 금융, 건설, 화학 등 삼성그룹 계열 전체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동반 상승하는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 중심, 삼성 지배구조 새판짜나

삼성은 지난연말부터 에버랜드를 비롯한 전자소재, 화학 등 계열간 재편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삼성측은 이를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한 것으로 일축했지만 이번 에버랜드 상장으로 결국 이같은 후계 구도 작업이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 등을 감안,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양도 받는 대신 기존 건물관리 사업 및 식자재 사업을 양도 또는 분리하는 등 사업재편에 속도를 낸데 이어 상장에 나서면서 사실상 재편 작업의 밑그림이 나왔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에버랜드의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고 수익구조를 강화한 것은 상장을 위한 사전작업이고,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 및 오너일가의 지분가치를 키운 뒤 전자와 합병 등 그간의 계열간 사업재편이 결과적으로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려는 일련의 작업이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에버랜드는 당장 내년 초 상장과 함께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패션부문은 핵심인 패스트 패션(에잇세컨즈)의 과감한 공급망 투자 및 해외시장 개척에, 리조트부문 역시 용인 에버랜드의 시설 확충과 이와 연계한 호텔 투자 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건설부문과 급식사업(웰스토리) 역시 규모를 키우기 위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에버랜드 상장은 향후 삼성전자와 합병을 통한 이 부회장의 지분 등 그룹 지배력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를 축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새로 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막대한 자금과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지주사 설립보다는 당장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새 지배구조상 삼성 3세 경영은 계열분리 없이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측은 삼성SDS는 물론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역시 사업 강화 목적 외 경영권 승계 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상장은 예전부터 추진했던 것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재원 마련일 뿐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며 "향후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 대외 신뢰도 강화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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