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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계열 재편… 삼성, 이번엔 금융


삼성생명, 자산운용 지분 100% 매입 등 금융계열 지분 확대

[박영례기자] 삼성이 전자소재와 화학이 이어 금융계열간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관련 계열간 지분을 정리,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고 관련 사업을 묶어 시너지 제고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표면적 이유로 앞세우고 있다.

한편으론 최근의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 분리) 관련 법안 입법화가 속도를 내고 있고 후계구도를 염두한 계열간 재편 작업이 본격화 되면서 이를 염두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 매입안건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3분기 중 운용 지분을 보유한 오너 일가를 비롯한 삼성증권 등 계열이 보유한 지분을 장외 거래 형태로 매입하게 된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중인 삼성자산운용 지분은 5.46%. 이번 결정으로 삼성증권(65.25%), 삼성중공업(3.88%), 삼성화재(1.18%)가 보유한 지분 10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은 이재용 부회장이 148만주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 오너일가 지분율도 15.39%에 달한다.

전체 매입 금액은 주당 2만2천369원, 총 3천950억8천1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 3세 매각 금액은 총 643억원에 달한다.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삼성SDS 상장에 따른 보유 지분가치 상승에 이어 이번 지분 매각으로 추가적인 현금확보를 하는 셈이다.

아울러 이날 삼성생명은 이사회를 통해 삼성선물 지분 41%를 삼성증권에 매각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양측은 이번 지분 매입이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 선을 그었다.

삼성생명은 "장기 자산운용 및 해외투자 역량과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역량을 결합, 글로벌 자산운용사로의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증권업 특성상 연계성이 높은 브로커리지 성격의 삼성선물 지분 100%를 취득, 사업적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열 지분 정리…지배구조 개편 '관심'

이처럼 삼성생명과 증권의 이같은 계열 지분 매입은 최근 삼성그룹이 계열간 사업재편 및 금융 및 비금융 계열간 흩어진 지분 정리, 관련 사업의 연관성을 높여 시너지를 제고하려는 일련의 작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앞서도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중인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매입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가 보유중인 삼성화재 지분 0.6%를 넘겨 받기도 했다.

반대로 삼성정밀화학과 제일기획, 삼성전기, 삼성SDS 최근 이사회를 열고 보유중인 삼성생명 지분을 시간외 매매 형태로 전량 처분키로 한 바 있다.

이는 금융 계열 지분을 확대하는 동시에,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전자 등 비 금융 계열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처분함으로써 삼성생명에서 전자, 제조계열 다시 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를 축으로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 삼성SDS와 SNS 합병 및 합병법인 상장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이를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를 염두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여기에 최근의 금산분리 관련 법안의 입법화가 진행되면서 삼성생명 중심의 중간 금융지주 등 향후 장기적으로 삼성의 사업 및 지배구조를 전자와 금융 그룹으로 이원화, 가져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후계구도를 염두, 계열간 사업재편 및 지분 정리를 통해 전자소그룹과 금융소그룹으로 묶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금융지주법 등 관련 법안 입법화가 속도를 내면서 이의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에는 삼성전자 등 지분 매각 등이 수반돼야 하는 문제여서 당장은 이의 현실화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삼성측 역시 이번 금융 계열 지분 정리에 대해 "계열간 사업조정일 뿐 지배구조 개편 등과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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