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삼성전자가 구글측 요구로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삼성 콘텐츠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줄여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하나의 기기 안에 삼성전자와 구글이 비슷한 성격의 애플리케이션을 선탑재 하는 형태로 제공하면서 경쟁하지 말자는 이유에서다.
최근 양사가 포괄적 특허공유(크로스라이선스)를 맺는 등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콘텐츠, 소프트웨어를 포기하고 구글로부터 어떤 것을 얻었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14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미디어솔루션센터(MSC)는 최근 구글의 사업과 중복되는 각종 콘텐츠 및 안드로이드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을 점차 줄여가기로 했다.
MSC는 삼성전자가 전통적인 제조기반 사업에서 탈피, 통합플랫폼 및 콘텐츠 개발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및 관련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난 2008년 야심차게 탄생한 조직. 이재용 부회장 역시 의지를 보였던 대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관련 인력 및 조직 확대를 통해 최근의 타이젠 등 자체 OS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해 왔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도 연초 신년사를 통해 "소프트웨어 등 미래 성장 동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며 재차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그러나 MSC가 최근 진행 중인 콘텐츠, 소프트웨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나서면서 구글과의 협력 강화와 함께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전략까지 전면 수정하고 나선 것인 지 주목된다.
이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구글 요청으로 MSC에서 진행하던 콘텐츠, 소프트웨어 과제를 축소하고 있다"며 "기존에도 정부 정책이나 임원 의지에 따라 진행하던 사업을 갑자기 없애거나 하는 일이 부지기수였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강력한 요구를 삼성전자가 수용한 데 따른 변화라는 것.
또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수준급으로 높아지다 보니 구글과 한 단말기 안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전면 경쟁하게 됐다"며 "삼성이 단순히 UX 뿐 아니라 음악, e북, 러닝 등과 같은 구글의 핵심사업까지 진출하면서 구글측이 이를 자제시키고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 MSC는 내부에서 각각 운영하던 e북과 러닝사업 부서를 하나로 합친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운영하며 글로벌 사업으로 키우려던 것을 규모를 대폭 축소,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
아울러 '글로벌 뮤직 앱'을 목표로 야심차게 시작한 '삼성 뮤직'도 향후 서비스 국가를 크게 늘리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를 포함 유럽, 중동 등 32개 국가에서 론칭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같은 MSC의 관련 사업 재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확인을 거부했다. 또 구글측과의 구체적인 협상 내용 등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모바일 기기들에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서비스 및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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