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엔 TV 곡면을 조절할 수 있는 세계 첫 가변형 TV로 맞붙었다.
지난해 이맘때 화면 양쪽이 휘는 곡면(curved) TV를 선보인 지 1년만에 또 한번 기술 진화와 혁신의 주도권 다툼에 나선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4를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이같은 '가변형 TV'를 앞다퉈 공개했다.
삼성과 LG의 가변형 TV는 화면을 폈다 휘었다 할 수 있는 TV. 이같은 가변형 TV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연 이번 CES의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앙사 모두 리모컨으로 화면 곡률을 조정하는 방식을 채용했지만 디스플레이, 크기 등 세부 사양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양사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도 예고했다.
먼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화질은 울트라HD(UHD)급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로 LCD(LED)를 사용했고, LG전자는 OLED를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LCD는 OLED 보다 휘기 힘들지만,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게 강점. 또 OLED는 LCD에 비해 휘기 쉽지만 낮은 수율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낮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LCD가 OLED보다 기술적으로 휘기 힘들다"면서도 "가격경쟁력면에서 LCD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곡률 반경에도 차이를 보인다. 양사는 시청자들의 TV에서 눈까지의 시청 거리, 몰입감 등을 고려해 곡률 반경을 정했다는 설명이다. 곡률 반경은 휘어진 곡선을 원의 일부라고 간주하고 원을 그렸을 때 그 반지름을 뜻한다. 숫자가 낮을 수록 더 많이 휘어졌다는 의미다.
LG전자 가변형 TV의 곡률 반경은 약 4천600mm, 삼성은 약 4천200mm다. 화면크기는 삼성전자가 85형 LG전자가 77형이다.
삼성측은 "대형TV를 보는 거리는 보통 3~4m로 이 거리에서 가장 몰입감이 좋은 곡률은 4천200mm"이라고 강조했다.
LG측은 "TV를 보는 거리가 보통 5m이고, 두 사람이 TV를 보면 둘 사이 간격이 80cm정도"라며 "이 같은 부분을 고려해 반경을 정했다"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번에 공개한 가변형 TV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CES에 출품한 제품이니만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김현석 TV사업부장(부사장)도 "올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UHD, OLED에 이어 가변형 TV를 앞세운 양사의 제품 선 출시 경쟁 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변형 TV의 효용성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일. 이날 공개 현장에서도 관람객과 취재진 사이에서 신기함 이상의 유용성을 찾기 어렵다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가격도 걸림돌. 양사 모두 가격은 미정이라 말하고 있지만, 85인치 UHD TV가 5천만원을 호가하는 걸 감안하면 소비자들이 구입하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김현석 부사장은 "가변형 TV는 시청거리나, 시청방식 등 이용자 개인 맞춤형 TV가 될 수 있는 제품"이라며 "폭발적인 대중적 수요가 있길 바라고 만든 제품이라기 보다는 (가변형 TV를) 원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TV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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