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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주춤 틈타 '소형가전 반란' 일어날까


정부 육성책에 중소 업계 기대와 우려 교차

[민혜정기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형가전에 대한 업계와 정부의 관심이 뜨겁다. 대형 제품 위주로 형성돼 있는 가전 시장에 소형이 새 바람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가전의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소형은 커지고 있다. 기존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까지 소형가전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GFK·후지키메라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소형 가전 시장 규모는 3조6천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도 5% 내외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5년에는 대형가전처럼 소형 시장도 4조원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가전 제품은 중소기업이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제습기 시장을 이끈 위닉스를 비롯해 스팀청소기를 개발한 한경희생활과학, 침구 청소기를 만든 부강샘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제습기의 시장규모는 올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3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가전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제습기가 50만대 정도 팔렸는데 올해 140만대~150만대가 팔릴 것 같다"며 "올 초 예상했던 판매량을 훨씬 웃돌 것 같다"고 예측했다. 제습기 전문 회사인 위닉스는 지난 1월 주가가 4천원대였지만 현재 2배 넘게 뛰어오른 상황이다.

여기에 TV나 냉장고 같은 대형가전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과 LG도 소형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도 제습기, 로봇청소기, 침구청소기 등을 출시하고 있다.

정부도 소형가전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소형가전 경쟁력 지원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고 소형가전 시장 육성책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개발도상국이 발전하고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소형가전은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다품종 소량생산과 시장트렌드에 민감한 특징을 지녀 중소기업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영역"이라고 지원 배경을 밝혔다.

정부는 소형가전 분야에서 글로벌 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사업화 지원 ▲비즈니스모델 개발 ▲인프라 구축 등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가전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업체·출연연과 중소업체간 기술을 공유하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식품, 의류 등 생활기반 서비스업체와 가전업체를 연계한 이(異)업종 생활가전 유통망도 늘리기도 했다. 가령 유기농식품판매점내 웰빙쥬서기도 판매하는 식이다.

◆"대기업 물량공세, 우려스럽다"

이 같음 움직임에 중소 가전 업체들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책은 반갑지만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소형가전 시장에서 회사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중소 가전 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소형가전 시장을 육성한다는 소식은 반갑다"면서도 "중소기업들이 신제품을 출시해서 시장을 형성해놓으면 대기업이 들어오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판 자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의 소형 가전 시장 진출을 개의치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중소 가전 업체 관계자는 "중소 기업은 마케팅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동일제품군을 대기업이 출시했을 때 중소 기업 제품도 같이 관심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기업의 소형가전 시장 진출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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