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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과거 주가로 점쳐보는 삼성전자의 미래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이은 '최강 제품' 보여줘야

[이혜경기자] 삼성전자는 1975년 6월11일에 상장됐다. 상장 전 해인 1974년, 삼성은 국내 최초의 웨이퍼가공업체인 한국반도체 부천공장을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발을 들여놓는다.

삼성전자 주가가 드라마틱한 급등의 기반을 닦은 것은 90년대 후반부터다.

97년 겨울 시작된 IMF 외환위기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기업 체질 개선을 이룬 것이 계기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17조원이나 되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 삼성전자에 주력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만 남기고 다른 사업을 정리하라는 조언을 하는 전문가들이 꽤 많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올인하지 않고 반도체, 휴대폰, TV, LCD, 가전 등 여러 사업군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일하는 방식을 뜯어고쳤다. 소위 3P 혁신(Product, Process, Personnel) 중 프로세스(업무, 의사결정) 혁신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원가관리, 생산성 향상, R&D 등에 탁월한 성과를 올리며 제조업 고수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경쟁자였던 일본 전자업체들은 점차 그런 삼성전자에게 뒤쳐지고 만다.

다시 주가 얘기로 돌아가자. 2000년대 중반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를 밀어 올린 원동력은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였다. 여기에 LCD와 휴대폰이 번갈아 힘을 더해주는 구도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모바일용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2005년 12월, 삼성전자 주가는 1년8개월여 만에 64만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다. 주식시장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신고가 행진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원화 강세, 메모리 업황 부진 등 악재가 터진다. 이에 2006~2008년 시기 삼성전자의 주가는 주춤하고 만다. 적자를 견디지 못한 업체가 두 손을 들 때까지 '버티기'를 하는 이른바 '반도체 치킨게임'이 바로 이 시기에 있었다.

2008년 중반, 리만 브라더스 파산을 시작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다. 이 위기를 지나자 삼성전자의 주가는 그해 후반부터 반격을 시작한다. 반도체 경기가 호전되고,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됐기 때문이다.

2011년,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 꺾이고 만다.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걸출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시대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할 때, 삼성전자가 이렇다 할 대응을 못하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2011년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드라마틱하게 급등을 시작한다. '갤럭시'라는 아이폰 대항마를 선보인 덕분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애플을 넘어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거듭났다.

2012년에 글로벌 재정위기가 불거지며 잠깐 빠지기도 했지만 주가는 이내 회복하고 거침없이 뛰어올랐다. 증권사들은 그런 삼성전자를 향해 주가가 200만원을 넘을 거라는 장밋빛 전망을 앞다퉈 쏟아냈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 1월3일 158만4천원까지 오른 것이 한계치였다.

이후 삼성전자는 한동안 횡보하다 지난 6월부터 급락하고 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성장세가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JP모건의 한장의 보고서가 계기였다. 7월16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129만8천원이다.

이것이 삼성전자 주가의 대략적인 역사다. 시장이 삼성전자에 최고 수준의 주가를 선사한 시점을 보면 한 가지 메시지가 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탁월한 강자로 떠올랐을 때'였다.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의 최강자가 됐을 때 말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를 고점에서 떨어뜨린 시장은 이제 삼성전자에 다시 묻고 있다. "무엇으로 경쟁자들을 탁월하게 압도할 것이냐"고 말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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