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엔저 등에 따른 대외 경제여건 악화 속에서도 지난달 수출이 신흥국 수출 확대와 수입 감소 등에 힘입어 소폭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의 경우 IT품목이 국내기업의 시장지배력 강화 등에 힘입어 선전했지만 주력품목인 선박과 철강, 자동차의 부진은 지속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액은 462억9천8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437억1천600만달러로 0.5% 감소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5억8천200만달러 흑자로, 작년 2월부터 15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산업부는 "IT품목의 선전과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2개월 연속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확대 추세가 지속됐던 무역수지 흑자 폭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 무역수지(33억5천700만달러)에 비해 흑자 규모가 7억7천500만달러(23.1%) 감소했다.
수출증가율 역시 3월에 이어 둔화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수출은 지난 1월 전년동월 대비 10.9% 큰 폭으로 증가한 뒤 2월에는 8.6% 감소했다. 이어 3월과 4월에는 각각 0.2%,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 2분기 수출 시장은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 엔화 약세의 여파로 대일본 수출 및 일본과의 경합품목 수출에서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의 경우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LCD 등 IT 3대 제품의 수출 호조세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선박, 철강, 자동차 등 주력제품의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51.3%), 석유화학(13.1%), 반도체(12.5%), 일반기계(2.4%), LCD(1.2%) 등이 늘었고 자동차(-2.4%), 석유제품(-11.3%), 철강(-13.6%), 선박(-44.8%) 등은 줄었다.
지역별 수출증가율은 중국(16.3%)과 아세안(15.3%) 등 주요 신흥국으로의 수출은 크게 늘었다. 특히 EU(4.9%)는 6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했고, 미국(2.1%)도 소폭 늘었다.
반면 엔저 등으로 인해 일본(-11.1%), 중남미(-34.2%) 등의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입은 201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자재(-10.1%)와 자본재(-0.2%)는 감소했고 소비재(7.2%)는 증가했다.
석유제품 및 가스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수입단가 하락 등으로 원유·철강 등 수입이 크게 줄어 감소 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엔저 영향 등으로 우리 수출은 아직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엔저 등 각종 대외여건을 극복하고 우리 수출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범부처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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