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무소속 안철수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 향후 당 차원의 지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당초 민주당이 노원병 무공천 결단을 내린 것은 안 후보와의 관계를 고려해서다. 지난 대선 당시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한 '빚'을 갚는 차원인 셈이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은 안 후보와의 관계설정이 명확치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더욱이 안 후보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아 선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이런 가운데 이 위원장이 출마 포기와 함께 안 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 양 측간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1일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이 시간부터 새 정치를 선언한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안 후보와 민주당은 적대 관계가 아닌 동지적 관계"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 전 당과 별다른 논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나아가 이 위원장이 민주당의 안 후보 지원에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위원장의 안 후보 지지 선언이 민주당이 (안 후보 지원에) 함께 하는 데 물꼬를 튼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 본부장은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안 후보 입장에서 2017년 대선까지 멀리 가려면 혼자 가는 것 보다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다만 주인공이 가려지지 않으면서 함께 가는 방안을 고민했을 것"이라며 "이 위원장은 그런 면에서 본인이 계기를 만들려고 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관건은 안 후보의 의지다. 안 후보는 재보선 출마 선언 이후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분명하게 선을 그어 왔지만, 투표율이 낮아 조직표의 영향력이 큰 재보선의 특성 상 선거 승리를 위해 제1 야당인 민주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일단 민주당은 지역 내 안 후보 지지 선언 또는 지원 움직임에 대해선 당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다만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안 후보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민 본부장은 "이 위원장이 불출마와 함께 지지를 선언한 것은 지역 차원의 결정"이라며 "큰 차원에서의 문제는 별개다. 논의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과거 재보선 투표율은 평균 33%~34% 수준이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선 조직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의 조직적 뒷받침은 전통적 지지층"이라며 "이 분들이 받은 상처를 위로하고 끌어들이는 것은 안 후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 후보와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북카페에서 만남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