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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말기 아이폰5, 휴대폰 유통시장 흔들까?


프리미엄 폰 중 공단말기 처음…시장 반응 촉각

[김현주기자] 애플이 공(空) 단말기 형태의 언락(unlocked) 아이폰5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애플이 언락 아이폰을 판매하는 건 국내 진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언락폰이란 특정 이동통신사와 관계없이 쓸 수 있는 폰을 말한다. 단말기를 먼저 구매한 뒤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게 특징.

7일 애플코리아는 언락 아이폰5를 오는 14일 출시한다고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공지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언락 아이폰5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플의 이번 출시 계획에 누리꾼들을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소식이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한때 '아이폰5 언락 출시'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A씨는 "애플의 이번 결정은 '신의 한 수'나 다름 없다"며 "출시 날만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의 한 수'라 불리는 이유

아이폰5는 이통사 버전이나 언락 버전 관계없이 모두 3G와 LTE를 모두 지원한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LTE 요금제를 묶은 아이폰5만 판매한다. 요금할인과 보조금을 LTE 요금제를 통해 지원하기 때문에 다른 요금제를 선택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애플의 언락 아이폰5 출시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일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는 물론 알뜰폰(MVNO), 선불폰 사업자와 정부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가 직접 판매하는 언락 아이폰을 구매하면 사용하던 3G-LTE 유심을 꽂아 사용하거나 선불폰, 알뜰폰(MVNO) 사업자 등을 통해 유심만 단독 개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이통사의 약정 및 정책에서 자유롭게 되는 것. 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스스로 설계, 이용할 수 있게 돼 요금할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다양한 이유로 해외에서 언락폰을 공수해 사용했던 이용자들에게도 기쁜 소식이다. 구매 대행을 통해 해외 언락폰을 구매할 경우 추가 비용을 내야하고 정식 A/S를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공 단말기가 없어 시장파급력을 가지지 못했던 알뜰폰(MVNO) 사업자들에게도 언락 아이폰5 출시 소식은 호재다. 알뜰폰은 이통사로 부터 망을 임대받아 서비스하기 때문에 통화 품질은 일반 이통 서비스와 비슷하면서도 요금은 20~30% 저렴하다.

무엇보다 선불 요금제와 단말기 자급제를 활성화하려고 나섰던 정부에게도 아이폰5가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존 이통사를 통한 휴대폰 유통 독과점에서 비롯된 각종 폐해를 줄이기 위해 '단말기 자급제'를 지난 5월부터 실시 중이다.

이 제도는 소비자가 이동통신사 대리점, 판매점 이외의 유통 채널을 통해 휴대전화를 구입해 원하는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통사들은 이 제도를 위해 자급제용 할인 프로그램도 내놨지만 활성화되지 못했다. 국내 제조사들이 자급제용 폰 출시에 소극적인 데다가 내놓은 폰 마저 저사양의 구모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왜 언락폰을 출시할까?

애플은 미국뿐 아니라 호주, 홍콩, 싱가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언락폰을 출시해왔다.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국내 출시 배경에 대해 정확히 밝히고 있진 않지만 언락폰이 정착할 수 있도록 국내 제도적 기반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실시된 단말기 자급제는 개통 이력이 없는 휴대폰도 유심만 끼우면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지난 2008년 실시된 '유심 잠금 해제' 정책을 통해 단말기 그대로 통신회사를 바꿀 수 있도록 이미 개선됐지만 그 동안 개통 이력이 발목을 잡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아이폰5를 판매하면서 LTE요금제를 권하고 있다"며 "3G를 원하는 고객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애플이 마련한 이벤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이 관건…이통사 "미풍 그칠 것" 장담

애플은 아직 언락 아이폰5의 가격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해외 언락 버전의 출시 가격은 649달러(16GB), 749달러(32GB), 849달러(64GB)다. 애플의 가격 정책을 고려할 때 국내 판매가는 환율, 부가세를 감안, 85만원~11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가 공단말을 판매할 때 물류비용을 추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단독으로 판매하는 아이폰5가 공단말 치고는 약간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은 애플의 이번 언락 아이폰5 출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요금할인, 보조금이 주어지지 않아 가격적 매력이 없다는 것.

이통사 관계자는 "그 동안 언락 단말은 선물용으로 주고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금할인이나 보조금이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통신사나 정액 요금제를 거부하는 등 명분이 있는 소비자 외에는 굳이 선택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자급제용 아이폰5의 대항마로 LG전자가 넥서스4를 국내 출시해주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LG전자는 지난 11월 말 구글과 넥서스4 출시를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고 밝힌 후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다.

넥서스4는 국내 프리미엄급으로 출시된 옵티머스G와 사양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정도인 구글 레퍼런스(기준)폰으로 국내를 제외한 다양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진전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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