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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도 스토리지 업계만 호황 '왜?'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영향으로 데이터 관리 수요 급증

[김관용기자] PC, 서버,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IT서비스 분야 기업 등 대부분의 IT기업들이 한결같이 불황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유독 스토리지 업계만 함박 웃음을 짓고 있어 주목된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 대다수가 IT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스토리지에 대한 투자 만큼은 늦추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IDC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공장 출하가 기준으로 1천192억원의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나 상승한 수치다. 판매한 용량 또한 6만7천926테라바이트(TB)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35.5%나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지 업계만 유독 호황을 누리고 있다. IDC의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스토리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 상승했고 용량 또한 25%나 늘었다.

대표적인 엔터프라이즈 영역인 서버 시장이 매출 부진을 겪는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서버 시장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유닉스 서버 지출은 줄고 있으며, 비교적 가격이 싼 x86서버 구매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서버 판매 대수는 늘었지만,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

◆스토리지 호황 이유 '가상화·클라우드·빅데이터'

불황 속에서도 스토리지 업계가 호황을 맞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상화, 클라우드, 빅데이터의 영향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이 급속도로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이에 따른 인프라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라고 불릴 만큼 데이터가 급격히 증가하는 점 또한 스토리지의 호황을 가속화시키는 배경이다. 빅데이터 관리를 위해서도 스토리지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클라우드 및 가상화 프로젝트의 성패는 스토리지의 가용 공간, 스토리지 컴포넌트들의 안정성, 입출력 성능(IOPS) 최적화 등 다양한 스토리지 기술들이 좌우한다. 특히 개별 사용자의 데이터를 한곳에 저장하는 데스크톱 가상화(VDI)는 스토리지 수요를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데이터 백업이나 이중화 작업 등은 스토리지 용량을 이전보다 더 많이 필요로 하므로 스토리지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EMC 유상모 이사는 "스토리지에 저장된 데이터의 안정적 관리와 데이터 중복제거, 자동계층화, 가상화 등 전문적인 기술지원은 스토리지 전문 기업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스토리지 업계가 활황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EMC의 경우 금융권과 제조업 등 기존 하이엔드급 스토리지 시장에서 압도적 강세를 지속하고 있고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인 VNX와 스케일아웃 스토리지인 아이실론 등 미드레인지급 스토리지의 활약에 힘입어 저사양급 시장에서도 폭발적 성장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한국넷앱 이성화 이사는 "고객들이 인프라를 구매할 때 처음에는 서버 비용을 가장 크게 고려하지만 데이터가 증가하면 인프라 추가 구축과 유지보수비용 등의 상승으로 결국에는 스토리지에 대한 투자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넷앱의 경우 지난 4월 회계연도 마감 결과 전년대비 46%나 성장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데스크톱가상화(VDI) 시장과 빅데이터 등에 따른 스토리지 수요로 매출이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넷앱은 9분기 연속 국내 실적 목표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의 스토리지 솔루션을 국내에 유통중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관계자는 "서버 플랫폼의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고객들이 스토리지 성능에 대한 차별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IT 하드웨어 프로젝트가 스토리지 소프트웨어와 스토리지 서비스 등 스토리지 벤더 중심으로 변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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