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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부근 삼성 사장, TV 1등 경험 생활가전에 이식


"TV에서 1등 해봐서 생활가전 1등 방법도 잘 안다"

[박웅서기자] "삼성 생활가전은 유럽 위기에도 불구하고 시장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사진)이 오랜만에 공식 행사에 참가해 입을 열었다. TV가 아니라 냉장고를 선보이는 자리에서다. 윤부근 사장은 삼성 TV를 6년 연속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은 주역으로 올해 1월부터는 생활가전사업부장까지 겸임하게 됐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4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세계 최대 900리터 용량의 냉장고 신제품 '지펠 T9000'을 선보였다.

행사에 참석한 윤부근 사장은 생활가전 실적이 생각하는 것보다 괜찮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삼성은 유럽 위기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생활가전도 5~6% 성장하는 등 시장 성장보다 더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제가 생활가전사업부를 맡고 난 이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TV 사업을 해서 1등을 해봤기 때문에 생활가전도 1등을 하기 위해선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전 정신'과 '제품 품질' 가장 먼저 바꿨다"

실제 윤부근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를 맡게 된 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원들의 '도전 정신'과 '제품 품질' 두 가지를 가장 먼저 바꿨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책에 나오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라 할 수 있지만 행동에 옮겨지지 않는 게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면 할 수 있다는 것, 어려움과 벽에 부딛쳤을 때 계속 도전하면 1등을 해낼 수 있고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TV가 고장 나면 옆방에 있는 걸 보면 되지만 냉장고가 고장나면 다른 걸 쓸 수 없지 않느냐"며 "품질을 혁신적으로 올려서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위협이 되는 요인으로는 '자만심'을 꼽았다. 소비자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모르고 있고, 소비자 속마음을 알기까진 아직까지도 상당히 멀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 냉장고 '지펠 T9000'을 한국 시장에 먼저 출시하고 미국이나 유럽 등에는 일부 구조 변경 등을 통해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생활가전은 각 나라의 문화와 생활습관과 직결돼 있어 각 나라 소비자들에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치고 받는 경쟁보다 고객과의 싸움이 더 중요해"

윤부근 사장의 목표는 당연히 글로벌 시장에서 생활가전 1등이다. 그러나 예전처럼 단순히 경쟁사와 순위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싸움에서 이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윤 사장은 "사업을 하면 당연히 1위를 해야겠지만 단순히 경쟁사를 이긴다기보다 고객에게 얼마나 편리하고 가치 있는 제품을 제공하느냐의 싸움이라 생각한다"며 "고객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으로 글로벌 위상을 확고히 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미국 시장에서 월풀이 삼성 생활가전 제품을 덤핑혐의로 제소하는 등 견제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객을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냉장고, 세탁기 등에 덤핌혐의를 씌워 제소하고 있다. 세탁기는 현재 미국 상무부에서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며, 앞서 진행된 냉장고 조사에선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혐의를 기각 판정했다.

그는 "과거엔 단순히 제품 하나 가지고 (경쟁사와) 치고 받고 했지만 생활가전을 맡고 난 이후엔 고객의 불편함을 얼마나 제거해주느냐가 진정한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등 글로벌 경제 침체 영향과 관련해서는 "위기에 대한 대응은 평소 여러 각도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수출이 많기 때문에 지역별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잘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대용량의 900리터 냉장고 신제품 '지펠 T900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특히 소비자들의 냉장고 사용습관을 감안해 자주 사용하는 냉장실은 위에, 무거운 식품을 주로 보관하는 냉동실은 아래에 배치하는 프렌치도어(FDR) 방식을 채용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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