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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vs 비박 '경선 룰' 두고 벼랑 끝 대치


경선관리위 활동 '스타트'…비박 "룰 논의기구 제안, 진정성 없다"

[윤미숙기자] 대선 경선 룰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비박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선의 실무적 절차를 진행할 경선관리위원회는 13일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황우여 대표는 경선 룰 협상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설득에 나섰지만 비박 대선주자들은 '경선 무산'을 언급하며 친박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당이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김수한 경선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이번 경선이 화합의 경선, 상생의 경선, 다 같이 승리자가 되는 '윈-윈(Win-Win) 경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당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를 기울여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경선을 앞두고 당내 다양한 견해들이 표출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선이 과연 순조롭게 치러질 수 있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이런 부정적 예측은 한낱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황 대표도 전날 "중립적인 입장에서 모든 후보자들의 입장을 다 고려하고 소통하기 위해 경선 룰 논의기구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공감하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경선 룰 논의기구 구성 방안을 제시, 비박 대선주자들과 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비박계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정몽준 전 대표 등 비박 대선주자 3인은 황 대표의 제안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 일방적 경선관리위 출범에 대한 유감 표명 및 경선관리위 활동 잠정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황 대표가 제시한 ▲최고위 내 논의 ▲최고위 산하 논의기구 설치 ▲경선관리위 산하 논의기구 설치 ▲별도 논의기구 설치 등 네 가지 안 중에서는 '별도 논의기구 설치'를 선호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어렵사리 경선 룰 논의기구가 구성되더라도 양측 간 입장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비박 측은 대선 승리를 위해 완전국민경선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친박 측은 국민참여선거인단 규모 확대나 전국 순회 경선은 검토 가능하지만 완전국민경선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완전국민경선이 꼭 필요하다"면서 "야권의 화려한 '3단 흥행 마술쇼'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 당도 무미건조한 '1인 추대'가 아니라 완전국민경선으로 국민의 관심과 축복을 받는 드라마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경기에는 규칙이 다 정해져 있고 규칙에 따라 선수가 등판을 했는데 이제 와서 심판을 모아놓고 규칙을 바꿔달라고 얘기한다고 규칙을 바꾸는 경기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나아가 김 의원은 "대선주자로서 진짜 경선에 참여하기 보다는 탈당을 전제로 두고 가능하지 않은 경선 규칙을 요구해 자신의 정치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성의 근거 자료로 삼는 경우도 있었다"며 "연말 대선에서 당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수단으로 경선 규칙을 바꿔달라는 것이 그분들의 본심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처럼 양측 간 팽팽한 기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비박 대선주자들이 예고한 대로 '경선 무산'이 현실화될지 막판 극적으로 타협이 이뤄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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