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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왜 스마트폰 시장 노릴까?


"SNS만으론 한계"…애플-구글과 정면승부?

[김익현기자] 한 동안 잠잠하던 '페이스북 폰' 루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구글폰'을 제작했던 대만업체 HTC에 스마트폰을 주문하면서 휴대폰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페이스북의 스마트폰 준비 사실을 보도한 매체는 월스트리트저널 계열인 올싱스디지털이다.

올싱스디지털은 21일(현지 시간) 페이스북이 HTC에 '버피'란 스마트폰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버피는 미국의 인기 TV 드라마인 '뱀파이어 사냥꾼(Buffy The Vampire Slayer)'의 주인공 이름을 딴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버피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하며, HTML5 플랫폼을 지원한다.

물론 올싱스디지털 보도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HTC 역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놓고 볼 때 페이스북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 보도는 상당히 근거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애플-구글-아마존과 생태계 구축 전쟁 본격화

그럼 페이스북은 왜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것일까?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는 애플과 구글이란 양대 강자 외에도 수 많은 업체들이 달려들어 있다. 신규 업체에겐 사실상 '레드오션'이나 다름 없다.

따라서 단말기만 놓고 보면 페이스북의 행보가 선뜻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잠재적인 경쟁자들에게 눈을 돌리게 되면 이해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 실리콘밸리의 강자로 떠오른 기업들의 생태계 구축 전략을 보면 페이스북의 움직임이 상식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애플은 단말기에서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택했다. 2001년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먼저 선보인 후 2년 뒤인 2003년 아이튠스라는 콘텐츠 플랫폼을 공개했다. 아이폰을 내놓을 때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출시한 후에야 앱을 거래할 수 있는 앱스토어를 선보였다.

아마존의 생태계 구축 전략을 애플과 반대 방향으로 진행됐다. 아마존의 뿌리는 인터넷 서점이다. 그 뒤 음악, 영화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아마존은 이런 콘텐츠 생태계에 단말기를 얹기 시작했다. 최근 태블릿인 킨들 파이어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 쯤엔 단말기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검색 강자로 자리를 잡았던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순식간에 스마트폰 시장의 숨은 강자로 떠올랐다. 그 뒤 구글은 구글 플러스 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엔 구글 뮤직으로 콘텐츠 부문을 보강하고 나섰다.

페이스북의 스마트폰 사업은 애플, 아마존, 구글이 걸어온 길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전 세계 8억명의 이용자를 자랑하고 있긴 하지만, 다음 행보를 위해선 단말기 영역에 발을 들여놓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별 통신사들과 협상으론 한계" 판단했을 수도

페이스북은 올싱스디지털 보도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단말기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HTC 역시 '함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 관계자가 올싱스디지털과 한 인터뷰에서 힌트를 얻을 수는 있다. 페이스북은 올싱스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바일 전략은 간단한다. 모바일 단말기에 소셜 기능이 깊숙이 내장돼 있으면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강력한 소셜 경험을 제공해 주기 위해 통신사업자, 하드웨어 제조업체, OS 제공업체 등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싱스디지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현재 3억5천만 명 가량의 열성적인 모바일 이용자 보유하고 있다. 또 전 세계 475개 모바일 사업자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제법 탄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바일 생태계에서 페이스북은 뉴스패드를 보고, 사진을 올리는 앱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올싱스디지털은 분석했다.

애플, 구글 등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전쟁에선 여전히 조연에 머물고 있다는 것. 페이스북이 스마트폰 사업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이런 위기 의식이 작용했다고 올싱스디지털은 분석했다.

물론 그 동안 페이스북 기능을 특화한 단말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AT&T, 모토로라 등은 페이스북 버튼을 포함한 단말기를 내놓았다. 프랑스 텔레콤 계열인 오렌지 역시 지난 주에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해 페이스북 기능에 초점을 맞춘 단말기를 선보였다.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여전히 '갈증'을 느꼈을 수도 있다. 불특정 다수 사업자와 일일이 협상하는 것보다는 아예 자신들이 직접 하는 쪽을 택하기로 했을 수도 있다.

◆의미 있는 존재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이 스마트폰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경우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애플은 모바일 앱 내의 지불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왔다. 또 최근엔 트위터와 '소셜 파트너' 관계를 체결했다. 구글의 행보도 만만치 않다. 모든 제품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구글 플러스를 통합하면서 강력한 소셜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게다가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들은 전부 페이스북 앱을 지원하고 있다. 제 아무리 페이스북 서비스에 최적화된 폰을 만든다고 해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포브스는 페이스북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은 좋은 계획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단일 단말기로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강력한 페이스북 생태계를 등에 업고 있다고 하더라도 애플과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서 틈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과연 페이스북이 정말로 스마트폰을 내놓을까? 실제로 내놓을 경우 페이스북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딱 부러진 예상을 내놓기가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보도대로 페이스북에 이어 아마존까지 가세하게 될 경우 스마트폰 시장은 한층 더 급박하게 돌아갈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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