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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검은색 터틀넥-청바지 고집한 까닭은?


애플 유니폼 도입하려다 실패…'나홀로 유니폼' 급선회

[원은영기자] 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는 검은색 터틀넥과 리바이스 청바지였다. 잡스는 공식 행사 때마다 이 복장을 고수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워스트 드레서'로 꼽히기도 했다.

고집스런 '잡스 룩'을 놓고 추측도 분분했다. 일부에선 행사 참가자들의 관심이 자신보다는 애플 제품에 쏠리도록 하는 고도의 패션전략이란 분석까지 내놨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계속된 '잡스 룩'은 스티브 잡스의 계획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란 사실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11일(현지 시간) 월터 아이작슨이 오는 25일 출간될 스티브 잡스 공식 전기에서 잡스가 매번 똑같은 옷을 입는 이유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1980년대 초 일본을 방문한 잡스는 유니폼을 입은 소니 직원들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유니폼이 회사 직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수단이 됐다는 아이코 모리타 전 소니 회장의 설명에 잡스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일본에서 돌아온 잡스는 애플에도 같은 정책을 적용하기로 맘 먹었다. 곧바로 소니 유니폼을 제작한 유명 디자이너 아세이 미야케에게 애플 유니폼 제작을 부탁했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애플 직원들은 소니와는 달랐다. 잡스의 계획에 하나같이 반대표를 던진 것. 회사 전체에 자기 뜻을 관철시키는 데 실패한 잡스는 '나홀로 유니폼'을 생각하게 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결국 미야케는 잡스의 요청에 따라 오직 그만을 위한 유니폼으로 검은 터틀넥 100벌을 디자인하게 됐다. 아이작슨은 잡스와의 인터뷰 중 실제로 잡스의 옷장에 걸린 100벌의 옷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패한 정책 덕분에 잡스는 매일 아침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게 됐다. 아울러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잡스 룩'이 탄생하게 됐다.

스티브 잡스는 항상 동일한 복장을 고집하며 자신만의 관념과 뚜렷한 주관을 패션으로 보여주고자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그의 사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달 25일 전세계 동시 출간되는 스티브 잡스 공식전기 '스티브 잡스'는 CNN의 전 최고경영자이자 타임지 전 편집장인 월터 아이작슨이 집필한 것으로 생전의 그가 공식 허가한 유일 공식 자서전이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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