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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폭등에 건강보험료도 급등…서민 '이중苦'


추미애 의원 서울지역 가입자 조사, 건강보험료 평균 17% 올라

[정기수기자] 사상 최악의 전세값 폭등에 따라 건강보험료까지 인상돼 서민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경우 건강보험료 기준이 전월세값에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를 토대로 서울 지역에서 전월세를 사는 지역가입자의 전월세 가격 변동에 따른 건강보험료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보험료가 평균 17%가량 올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거주지 이전 등에 따른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2년 전과 같은 주소지에 사는 지역가입자 1만9천397가구 가운데 전월세 가격이 인상된 1만1천516가구만을 대상으로 했다.

공단은 매년 2차례 지역가입자의 전월세금을 조사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2년 단위로 보험료 부과 기준을 직권으로 변경한다.

지난 3월 조사 결과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용산구의 평균 전월세 가격은 2년 전보다 149.1% 올라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동대문구(127.2%), 강남구(112.1%), 관악구(107.4%), 관악구(102.5%) 등도 100% 이상 올랐다. 서대문구(99.5%), 서초구(93.3%), 강서구(91.2%), 동작구(90.2%) 등은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 같은 전월세금 상승은 4월부터 건강보험료에 반영되면서 보험료도 큰 폭으로 올랐다. 분석 대상(2년 전과 동일한 주소지에 살면서 전월세금 증가만으로 보험료가 인상된 경우) 1만1천516가구의 평균 보험료 인상률은 16.98%였다.

자치구별 인상률로는 동대문구가 27.6%로 가장 높았고, 도봉구가 27.3%로 그 뒤를 이었다. 영등포구(22.3%), 관악구(21.3%), 종로구(20.7%), 강남구(20.4%) 등도 인상률이 20% 이상이었다.

전월세금이 가장 많이 오른 용산구의 전월세 지역가입자 평균 보험료는 7만3천375원에서 8만6천884원으로 1만3천509원이 올랐고, 도봉구는 3만7천101원에서 4만7천234원으로 1만133원이 인상됐다.

추미애 의원은 "사상 최악의 전세대란이 발생하면서 서민들의 등골이 휠 지경인데 건강보험료마저 올라 부담"이라며 "더욱이 재산이 많아질수록 상대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위한 조건이 완화되고 인상 규모도 줄어들어 전월세가가 급등할 때는 영세 세입자의 추가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분석에서도 전·월세 가격 증가율이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각각 10위와 11위였던 도봉구와 영등포구의 평균 보험료 증가율이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반면 전월세 가격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용산구의 보험료 증가율은 11위로 중간 수준에 머물렀다.

개별 가입자 가운데는 보험료가 60% 이상 오른 경우도 있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한 가입자는 2년 전 1억5천999만원이던 전월세 가격이 4억8천499만원으로 3억2천500만원(201.3%)이나 오르면서, 보험료가 6만9천630원에서 11만4천780원으로 64.8%(4만5천150원) 인상됐다.

또 송파구에 거주하는 한 가입자는 1억999만원이던 전월세금이 2억5천999만원으로 136.4%(1억5천만원) 올라, 월 보험료가 5만5천570원에서 9만1천130원으로 63.9%(3만5천560원) 상향 조정됐다.

성동구·송파구·양천구·서초구 등지에서도 급격한 전월세가 상승의 영향으로 보험료가 50% 안팎으로 오른 세대가 다수 나왔다.

추 의원은 "전월세금이 있다는 이유로 보험료가 부과되는 서민이 150만 가구에 이른다"면서 "건보공단의 허술한 데이터 관리로 인해 전국이 아닌 서울지역 통계만 나왔지만 전세대란 속에 세입자들의 고통을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전월세가 폭등이 건강보험료 폭등으로 이어졌다"며 "전월세가의 일정부분을 공제해 주는 기초공제제도를 조속히 도입해 중산층 서민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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