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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철수에 '검증의 칼' 겨누기 시작


무소속 출마시 현실적 한계 부딪힐 듯…조국 "안철수 친구 검증해야"

[채송무기자]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실제 10.26 재보선에서도 파괴력이 있을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재보선과 관련된 언론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은 현재 1위를 기록중이다.

MBC와 리얼미터가 4일 서울시민 1천명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은 37.4%로, 14.2%를 기록한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한명숙 전 총리를 제쳤다.

중앙일보와 한국 갤럽의 3일 여론조사에서도 안 원장은 39.5%로, 2위인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 (13.0%)과 3위인 한명숙 전 총리(10.9%)에 앞서 있다.

최근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맞물려 안 원장이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지지율 고공행진이 선거 막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안 원장의 높은 지지율이 전적으로 본인의 경쟁력의 결과가 아니라 정치권에 대한 총체적 불신에서 기인했다는 점이 그렇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10.26 재보선이 정치권 밖 외부 인사와 현역 정치권 인사 간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을 가정한 질문에 무려 52%의 응답자들이 외부 인사 지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안 원장이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검증과 공격을 받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된다.

이미 정치권 안팎에서 안 원장을 검증하려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안 원장의 친구들이 누구인지, 이들과 무엇을 하려는 지를 놓고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어떤 길을 갈 지는 그 친구를 봐야 하는데 안 원장과 현재 같이 하고 있는 박경철 원장은 주호영·이재오 두 전직장관 재직시 자문위원이었다"며 "윤여준 전 장관은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이고 안기부장 특보였다. 이런 분이 그의 뒤에 있다는 것인데 저는 안철수 원장이 어떤 길을 갈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조 교수는 "현실정치는 세력인데 이를 무시한 상태에서 훌륭한 개인 한두 명이 역사와 경험, 세력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 쪽 구상으로는 엘리트들, 명망가 40~50명이 모여 함께 한다고 하는데 설사 100명이 모인다고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양쪽에서 오랜 세월 논쟁하고 겨뤄온 경험이 있다"며 "안철수 쪽은 그 양쪽이 아니라고 하는데 초반에 스포트라이트는 받겠지만 지속 가능한 세력으로 안착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용식 민주당 유비쿼터스위원장 역시 최근 안 교수의 발언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했다.

문 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존 정치세력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안 원장의 발언은 특권 기득권세력인 한나라당과 맞서 싸운 진보개혁세력을 도매금으로 떠넘겼다"며 "민주·정의·평화를 위해 피 흘려온 진보개혁세력의 투쟁의 역사는 안교수의 말 한마디로 무찔러질 만큼 간단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안 교수는 이 나라 역사를 무시하고 진보개혁세력을 무시하고, 국민의 열망을 무시했다"며 "안 교수의 역사 인식과 정치 역량으로는 좌절과 실패를 맛볼 것이 불을 보듯 뻔해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안 원장이 지금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선거 때 보면 정당 외부에 있는 신선한 분들에게 국민이 관심을 갖고 점수를 준다"며 "현재는 그런 상태이며 인기 투표 정도로 봐야 한다"고 평가 절하했다.

홍 대표는 또 "지난 1995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초반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찬종 당시 의원이 압도적이었지만 지지층이 결속하기 시작하면서 달라졌다"며 "초반의 일부 여론조사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나는 (여론조사가) 하나의 트렌드를 보여주는데 불과하지 결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치권 내외의 분석처럼 정치는 세력 간 다툼이다. 더욱이 재보선은 기본적으로 인물과 함께 조직이 총동원된다는 측면에서 자금과 조직에 한계가 명확한 안 원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안 원장의 출마는 아직 유동적이다. 안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출마할지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은 한나라당에의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여러 가지 정치 상황으로 볼 때 한나라당 후보로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한 상태다.

안 원장의 출마 여부가 10.26 재보선 구도 전체를 뒤흔들고 있어 그가 어떤 입장을 결정할지는 매우 중요하다.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이는 안 원장의 결심이 어떻게 정치권에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설명=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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