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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PC-노트북보다 태블릿, 왜?


'휴대 간편'이 가장 많아…"노트북 이용량 그대로" 65%

[김익현기자] 태블릿 열풍이 꽤 세게 불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미풍 수준이지만, 미국에선 '태풍급'에 준한다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영어 콘텐츠가 좀 더 풍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패드가 등장한 지도 벌써 1년 남짓 지났지요. 아이패드가 몰고 온 '태블릿 강풍'은 노트북PC나 데스크톱PC 같은 다른 기기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또 사람들의 읽기 습관에는 어떤 영향을 몰고 왔을까요?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미국의 리서치전문 기관인 닐슨(nielsen)이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네요. 'Connected Devices: How We Use Tablets in the U.S'란 자료입니다.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갖고 다니기 편하기 때문'

이번 조사에 따르면 태블릿 이용자의 77%는 예전에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으로 하던 일들을 태블릿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럼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대신 태블릿을 쓰는 이유가 뭘까요?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역시 가장 큰 요인은 갖고 다니기 편하다는 겁니다. 31%가 '간편한 휴대성'을 이유로 꼽았네요. 어댑터가 선으로부터 해방된 태블릿이 노트북에 비해선 아무래도 휴대가 간편하겠죠?

그 다음으로 꼽는 이유는 인터페이스나 운영체제(OS)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쓰기 편하다는 얘기겠죠? 실제로 미국에선 할머니들이 태블릿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네요.

끄고 켜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네요. 15%가 노트북 대신 태블릿을 쓰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끄고 켜는 게'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태블릿을 선호합니다. ^.^)

반면 무게가 가볍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네요. 7%의 이용자들만이 '노트북 대체 이유'로 무게를 꼽았습니다. 또 캘린더나 앱 같은 좋아하는 기능 때문이란 응답 역시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까요? 태블릿의 강점은 '뛰어난 성능'보다는 다른 쪽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긋하게 앉아서 작업하는 사람보다는 자주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기기라는 겁니다. 아무래도 콘텐츠 생산보다는 소비 쪽에 주력했던 사람들이 태블릿을 더 선호한다고 봐도 될까요?

◆노트북-데스크톱 대체, 어떻게 볼까

그럼 태블릿이 다른 기기 소비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이 부분은 외신들도 많이 다뤘네요. 아이뉴스24도 관련 내용을 기사화했습니다.

그래도 간단하게 한번 요약해 볼까요?

역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데스크톱PC이네요. 태블릿을 쓰기 시작한 이후 데스크톱 사용이 줄었다는 비중이 35%나 되네요. (사용량이 줄었다 32%/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됐다 3%). 노트북도 비슷합니다. 이전보다 사용량이 줄었다는 사람이 32%(사용량 줄었다 30%/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됐다 2%)에 달합니다. 외신들은 이 부분을 많이 부각시켰습니다.

반면 인터넷TV나 스마트폰은 태블릿 구입 이후 사용량이 줄었다는 비중이 11%와 13%에 불과했습니다.

과연 이런 조사 결과를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까요? 제 고민은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태블릿 구입 이후 노트북 사용이 줄었다는 응답이 35%나 된다는 연구 결과 말입니다. 곰곰하게 따져보면, 이거 당연한 것 아닌가요? 새로운 기기를 구입했으면, 당연히 이전에 쓰던 기기를 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학계에서 논의되는 내용 중 '시간재할당 가설'이란 게 있습니다. 새로운 미디어의 도입이 생활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줘 시간의 재배분이 이뤄진다는 것이 이 가설의 골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사용량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는 겁니다. 태블릿이란 기기를 쓰기 위해선 어쩔 수가 없다는 거지요.

닐슨의 연구 결과에서 오히려 제 눈길을 끈 건 반대쪽 영역입니다. 즉, 태블릿 구입 이후에도 PC 사용량이 이전과 똑 같거나 오히려 늘어났다고 응답한 사람이 무려 65%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제가 너무 뒤집어서 생각하는 것일까요?

저는 닐슨의 연구 결과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태블릿과 노트북은 분명 다른 기기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어차피 태블릿이 등장하면 노트북 사용량을 줄 수밖에 없겠지만, 그게 어느 시점이 되면 둘이 공존하는 체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 말입니다. 태블릿은 소비 기기, 노트북/데스크톱은 생산 기기로 말이지요.

◆아이패드 점유율 82% 수준

골치 아픈 얘기를 했으니, 가벼운 연구 결과도 한번 살펴볼까요? 미국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태블릿을 쓰는 지 궁금하시죠?

예상대로 아이패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네요. 3G 모델(43%)가 와이파이 모델(39%)을 합하면 무려 82%를 차지합니다. 아직까지는 아이패드가 태블릿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지요.

요즘 외신들은 아마존의 태블릿에 많은 기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존 태블릿이 올 연말에 나오면 이 구도에 변화가 생길까요?

삼성의 갤럭시 탭은 이번 조사에서 점유율이 4% 수준이었습니다. 델이나 모토로라 줌 보다는 그래도 높은 수준입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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