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내놓은 친박계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카드에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을 두고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당내 개혁성향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민본21'이 7일 주최한 '국정 쇄신, 당 쇄신, 당 화합 어떻게 해낼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남경필 등 원조 소장파 의원들과 김성태 등 민본21 소속 초선 의원들이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남경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론에 대해 당헌당규에 어긋난다는 뜻으로 반대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누가 경선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지난 홍준표 원내대표처럼 당에서 단독출마되면 되는 것이지 경선 원칙을 훼손하지 말자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가 벌어진 원인은 청와대의 정치력 부족과 박 전 대표의 책임감 결여"라며 "결국 당내 화합이라는 것을 시도도 못해보고 더 벌어지는 결과가 온 것이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남 의원은 당 쇄신을 위해서는 특히 당·정·청의 인사정책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국민이 뽑아준 것은 중도실용 정책으로 가자는 것인데, 친 재벌이 아니라 중산층 살리기로 가려 한다면 그에 맞는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본21 소속 의원들은 당의 진정한 화합을 위해서는 친이·친박 양대 계파에서 공정한 경선을 거쳐 원내대표가 선출돼야 한다며, 박 전 대표의 원칙론에 공감대를 표현했다.
현기환 의원은 "남 의원 말처럼 양비론으로 정치력이 없는 것도 문제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하면 당의 근본적인 화합이 안 된다"며 "화합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나오는 것이지 이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는 것도 화합이 아니라고 본다"고 반론을 펼쳤다.
현 의원은 이어 "홍 원내대표를 말했는데 당시 대통령의 마음을 얻어 다른 사람들이 출마를 포기하고 당선된 것이라면 당이 청와대에 예속된 것이 분명하다"며 "의원들이 자율성과 열망을 가지고 선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태 의원도 "친박 원내대표 카드에 다들 고무하는 분위기였는데 원내대표 추대를 반대한다면 오는 21일 원내대표 경선에는 흔히 말하는 친이·친박을 자청하는 인사들이 당의 진정한 화합을 위해 출마해줘야 한다"며 친이·친박 양 계파가 선거를 통해 진정한 화합을 이끌어줄 것을 요구했다.
신성범 의원도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사실이라면 절차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이라며 "원내대표는 경선을 통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신 의원은 하지만 동료 초선의원들의 발언이 마치 계파 간 정면대결을 지지하는 식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화합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임은 무시할 수 없다"며 "민본21 의원들의 대전제는 오는 21일 경선이 당 분열이 노출되는 것이 아닌 화합으로 가는 경선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 자리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 패널로 참석한 오병상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박 전 대표 얘기를 들어보니 역시 박 전 대표가 민심을 읽는구나 싶더라"며 "원내대표를 대통령과 당 대표가 뽑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선출직은 자기가 하는 것이지 누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박 대표의 발언에 전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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