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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꽃 인터넷 주, MB정부서 시드나


정부의 각종 규제책에 인터넷 주가 폭락

지난해 연일 실적이 상승하며 향후 전망이 좋다고 추천을 받아 인터넷 포털주에 투자한 A씨.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NHN의 적정 주가를 47만원대까지 분석하며 연일 매수의견을 내놓았기에 주가하락은 생각지도 못했다.

구글 처럼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한다면 추가 주가 상승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A씨의 이런 생각은 불과 6개월 새 헛된 기대에 불과했음이 점점 명확해 지고 있다. NHN, 다음 등 주요 포털주 주가가 3개월 전 대비 30% 이상씩 폭락하며 손실도 눈덩이 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NHN의 주가는 한때 지난해 고점 대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A씨는 앞으로가 오히려 더 걱정이다. 최근 인터넷 산업에 대한 규제책을 쏟아내는 MB정부의 행보가 심상치 않은 탓이다. '정부와 맞서지 말라'는 증시의 격언을 떠올리며 한숨만 내쉰다.

◆포털 주가, MB정부 들어 큰 폭 하락

참여정부가 본격 출범했던 2003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약 5년간, NHN주가는 그야말로 쾌속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거품'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대세는 상승이었다.

다음 역시 2000년의 인터넷 버블을 극복하고 2003년 중반 1만원대 후반이던 주가가 지난해 12월에는 9만원대에 이르렀다.

그러나 MB정부 출범 이후 이들 기업의 주가는 눈에 띄게 급락했다.

대장주였던 NHN은 지난해 12월 23~25만원대에서 횡보했지만 7개월이 지난 현재 17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한때 15만원대까지도 치고 올라갔던 다음 주가도 7개월만에 9만원에서 6만원대로 내려왔다.

◆마구잡이 규제에 외국인들 '굿바이 인터넷'

인터넷주의 하락은 지난해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인터넷주 역시 증시 부진과 무관할 수 없다.

그러나 NHN이 지난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실적 면에서 승승장구하는 중에도 주가는 계속 추락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900을 넘어섰던 지난 5월 중에도 NHN과 다음의 주가는 박스권을 형성하거나 하락세를 그렸다.

이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 최경진 연구원은 규제 우려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때문으로 분석했다.

NHN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53%에서 현재 48%까지 떨어진 상태다. 다음도 올 1월까지만 해도 외인들의 집중 매수로 외국인 지분율이 36%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 29%를 기록하며 다시 20% 대로 추락했다.

최 연구원은 "주가는 다양한 요소가 함께 섞여 나타나는 것으로,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최근 주가 하락은 현 정부의 규제를 우려한 외국인들이 계속 매도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산업 인터넷 옥죄는 규제 봇물

정부는 계속해서 인터넷주를 흔들고 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2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터넷을 통한 허위 사실 유포 또는 명예훼손과 관련,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근 한나라당과 정부는 '포털 규제법안'을 내놓았다. 연일 규제책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최 연구원은 "한 번에 너무 많은 규제가 나오는 것은 물론, 각 항목들 사이에 배치되는 부분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한나라당이 발의한 법안에 '수작업으로 편집된 검색결과와 그렇지 않은 검색결과를 구분해서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만 봐도 모든 검색 알고리즘에는 사람의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산업 특성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내용에 대해 각 부처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한 쪽에서는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겠다는 법령을 내놓고, 다른 한 쪽에서는 통신사와 개인의 정보를 공유해 악성스패머를 잡아내겠다고 하는 등 목소리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비스 산업 육성은 말로만?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을 강조하는 정부가 인터넷 업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구글, 야후 등 외산 포털들이 인터넷 산업을 장악하는 추세 속에서 네이버, 다음 등의 선전은 특별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나 네이버 운영사인 NHN의 경우만 봐도 적잖은 청년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 2002년말 기준 NHN의 직원수는 283명, 평균 급여는 3천411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천298명을 고용하고 1인당 5천906만원을 평균 연봉으로 지급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1인당 평균연봉 6천만원과 대동소이한 급여다. 획기적인 복지정책과 고임금을 내세운 NHN은 젊은이들이 최근 가장 가고 싶은 직장으로 꼽힌다.

NHN의 인력구조가 대부분 젊은이들을 위주로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고연봉을 받은 청년 일자리 수가 증가했다는 말이 된다.

최 연구원은 "오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모바일 인터넷, FTTH, IPv6등 신규 인터넷 인프라가 형성되는 등, 현재 한국 인터넷 산업은 제 2의 발전을 눈 앞에 두고 있다"며 "정부가 현업 종사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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