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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백신 강풍…보안시장 흔든다


네이버 실시간 무료 백신 제공으로 판도변화 '예고'

NHN과 안철수연구소가 실시간 무료 백신 제공에 합의함에 따라 개인용 무료 백신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개인용 유료 시장을 지배해오던 안철수연구소가 무료 백신 제공을 선언함에 따라 유료 정책을 고수하던 업체들의 변화도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보안업체들은 무료 정책 도입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해말부터 핫이슈로 떠오른 무료 백신 바람이 2008년에는 보안업계를 본격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부는 무료 백신 '바람'

NHN은 지난 해 자사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실시간 감시 기능이 포함된 무료 백신 'PC그린' 서비스를 시도하려다 한 차례 좌절한 경험이 있다.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한 국내 보안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잠정 보류한 것.

이런 가운데 '알집' 등 PC 유틸리티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가 무료 백신 '알약'을 출시하면서 개인용 무료 백신 시대를 열었다. 알약은 순식간에 사용자가 13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스트소프트에 이어 포털업체인 야후코리아도 무료 백신 정책에 동참했다. 악성코드 실시간 감시 기능이 추가된 툴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 야후코리아는 실시간 무료 백신 서비스 제공을 통해 10만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무료 백신 바람은 이미 이곳 저곳에서 감지됐다. KT는 메가패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간 무료 백신 '메가닥터2'를 공급하고 있다. 외산 백신 업체 '어베스트 홈 에디션' 프로그램을 등록하면 실시간 무료 백신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밖에 안티 바이러스 업체 카스퍼스키랩은 기존 30일이었던 무료 체험판을 2008년 1월부터 90일로 기간을 연장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포털 및 벤더와의 제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창출하고, 자사 브랜드를 적극 홍보하는 수단으로 '무료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외국에서도 무료백신 서비스는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아메리카온라인(AOL)은 맥아피의 무료 백신 특별 체험판을 제공하고 있으며, 트렌드마이크로는 중국에서 PC벤더 레노보사와 제휴를 맺고, 광고주를 모아 실시간 무료백신을 제공하는 수익 모델을 추진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철수연구소는 전략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개인용 유료 시장은 안철수연구소의 주요 수익원중 하나이기 때문에 최근 무료 백신 바람이 큰 위협으로 다가온 것.

무료 백신 제공에 대한 내부 이견을 조정한 안철수연구소는 결국 자체적으로 실시간 무료 백신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해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통합백신 '빛자루' 영업에 주력했던 안철수연구소 입장에서는 고심을 거듭한 결과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개인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할 제품과 서비스의 범위를 선정하고 있다"며 "별도 무료 백신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보안 업계, 무료 백신 공급 나서

이처럼 무료 백신 바람이 힘을 얻으면서 상당수 보안업체들이 정책 변경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안티 바이러스 업체 하우리 관계자는 "지난 해 11월부터 회사 차원에서 무료 백신에 대한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가장 큰 고민은 무료로 백신을 제공했을 때 불특정 다수의 개인 소비자에 대한 사후 서비스 문제"라고 말했다.

안티 바이러스 업체의 생명은 자동 업데이트 기능과 빠른 사후 대응력인데 불특정 다수의 개인에게 서비스가 제공됐을 때 이에 맞는 대응시스템을 갖췄는 지 점검하는 게 우선순위라는 것. 이에 따라 하우리는 현재 서비스지원팀의 인력을 충원, 대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우리 관계자는 "무료 백신에 대한 대세를 거스를 마음은 없지만, 개인용 시장이 주요 수익원 중 하나였던 업체 입장에서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우리는 현재 네이버와 무료 백신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중이다.

카스퍼스키랩 이창훈 이사는 "개인용 시장의 규모가 100억~150억원에 불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업체 입장으로서는 무료 백신 제공은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개인용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안티 바이러스 업체의 공통된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개인소비자간(B2C)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던 안티 바이러스 및 안티 스파이웨어 업체는 무료 백신 등장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이용자수의 현격한 감소로 인력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말했다.

무료 백신 등장으로 안티 바이러스 업체의 제품 및 영업 전략 변화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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