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강북지역 분양단지들이 완판 단계에 접어드는 등 '얼죽신'(신축 분양을 선호하는 현상)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분양 시장에 나왔던 3개 단지에서 지금까지 계약률 90% 이상을 달성한 것이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 분양을 시작했으나 집값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내다본 수요자들이 '베팅'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 갤러리에 설치된 모형도. 2024.11.22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bc9da99643a2d.jpg)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분양에 나선 서울 성북구 삼선동2가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계약률 95% 이상을 기록했다. 삼선5구역 재개발로 조성되는 단지는 청약 당시 509가구를 내놓은 바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저층 가구만 남아있는 만큼 이르면 다음주 중 모든 가구가 계약을 마칠 전망이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도 계약률 9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말 분양할 당시 1856가구가 나왔고 일부 대형 평형이 미분양 상태였다. 단지 분양 관계자는 "(미계약으로 남은) 평형은 공개할 수 없지만 약 95% 계약을 마쳤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분양한 중랑구 상봉동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도 계약 막바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 999가구 규모인 단지에선 총 800가구가 일반분양 몫이었다. 지난달 31일 진행한 2차 무순위 기준 전용 84㎡와 98㎡, 115㎡평형 15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지만 이달 다수 물량을 해소했다.
서울 청약시장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 속 수요자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민간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957가구로 지난해 11월30일 931가구에서 26가구 늘었다.
동시에 이들 단지 모두 전용 84~85㎡ 기준 분양가 13억~14억원으로 서울 동북권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분양해 고분양가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평형 최고 분양가 기준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13억9000만원, 서울원 아이파크 14억원,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 13억6800만원이다.
![서울시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 갤러리에 설치된 모형도. 2024.11.22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0601f0ffa55c2.jpg)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들 세 단지 완판은 문제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들 단지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종로와 광화문 등 서울 업무지역과 가깝고 서울원 아이파크와 더샵 퍼스트월드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C노선이 지나는 광운대역과 상봉역 역세권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사업에선 보통 청약부터 정당계약 기간의 성적으로만 완판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며 "전체 단지 중 수요자가 선호하지 않는 층과 타입이 있음을 고려하면 때론 80% 안팎의 계약률도 성공적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치솟은 분양가에 대해서도 업계는 여전히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올해 제로에너지건축물 기준이 강화되고 층간소음 기준 미충족 시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건축공사비 인상요인이 적지 않아서다.
이에 더해 강남권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도 수요자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3주(17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 송파구는 0.36% 올랐고 강남구(0.27%), 서초구(0.18%)도 아파트값 상승폭이 가팔랐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수년간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지금이 가장 저렴한 시점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면서 "동시에 강남권 집값이 상승하면서 강북권 신축 14억원이 집값 수준을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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