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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스닥 상장 도구에 불과했던 '티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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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오픈마켓의 신화'로 불리던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사기꾼'으로 전락하고 있다. 무리한 인수합병에도 "구영배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제는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구 대표는 2003년 G마켓을 설립하며 성공 신화를 써냈던 이커머스 1세대다. 오픈마켓 개념이 생소하던 당시 일반 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G마켓은 많은 관심과 인기를 받으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6년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시켰다.

연간 거래액 3조원을 넘기며 승승장구하던 G마켓. 구 대표는 2009년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매각 당시 이베이와 10년간 한국에서 경쟁 업체에 근무하지 않겠다는 경업금지 계약을 맺었다. 이런 이유로 2010년 싱가포르에서 큐텐을 창업하며 이커머스 업계에 재입성했다.

국내에서 서서히 잊혀져가던 구 대표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경업금지 기간이 끝난 이후인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하고부터다. 이를 시작으로 공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지난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를 품은 데 이어 4월에는 위메프를 인수했다. 올해에는 AK플라자 온라인몰인 AK몰과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도 각각 인수했다.

하지만 이 모두가 의구심의 대상이 됐다. 티몬과 위메프는 인수 당시 매년 누적된 적자 규모를 감당하기 힘든 수준인 자본잠식 상태였고 인터파크커머스, 위시 역시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 대표라면 다 계획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잖았다.

이른바 '티메파크'로 불리며 업계 점유율을 키워가던 기업들. 그러나 결국 이들은 어떠한 시너지도 내지 못했다. 오히려 구 대표가 필요한 자금을 돌려막기 위한 창구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 대표는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티몬과 위메프 자금 400억원을 위시 인수대금으로 썼으며 이 중에는 판매대금도 포함돼 있다"라며 돌려막기를 시인했다.

구 대표의 잇단 플랫폼 기업 인수의 가장 큰 목적은 큐텐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하면서 재무와 개발 기능을 큐텐에 맡겼다. 사실상 판매하는 기능만 남겨두고 핵심 재무업무는 모두 큐텐이 관리하면서 비상식적인 '깜깜이' 경영 행태를 보여줬다. 티몬과 위메프가 이번 사태 초기에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구 대표는 몸집을 키우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 건수 늘리기에 집중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건수가 늘어날수록 물류를 맡은 큐익스프레스 매출도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출 규모를 키워 나스닥 상장을 시도하려 했던 것이다.

신화에 이어 또다른 신화를 만들려던 '티메파크' 인수. 그러나 이들은 구 대표가 궁극적으로 꿈꿨던 나스닥 상장을 이룰 '도구'에 불과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패한 상장의 꿈이 판매자와 소비자의 악몽으로 전이돼버린 것이다. 이젠 냉철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현실을 진단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후속책을 마련해주기를, 아울러 악몽에 내몰린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해법을 속히 찾아주기를 바란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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