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일본 소매 유통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던 일본에서 최근 점포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어서다. 일본보다 인구와 영토가 작으면서도 약 6000개 적은 5만4000여개에 달하는 점포가 영업 중인 국내에선 여전히 확장 중이어서 대비된다.
10일 일본프랜차이즈협회의 편의점 통계 월보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7개 편의점 브랜드의 일본 내 점포 수는 5만5647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112개(0.2%)나 감소한 수치다.
협회는 2005년부터 편의점 점포 수를 집계했다. 2022년 1월 5만5956개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2년 6월부터 현재까지 매달 점포가 줄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일손 부족 여파에 실질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3월 "인건비 상승에 따른 인력 부족, 고령화 등이 점포 수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라며 "이제 점포만 늘리는 시대는 끝났다. 신규 출점은 수익성이 부분이 많이 강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매출은 굳건하다. 일본 편의점 업계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1조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유통경제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지방을 중심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입지가 점차 줄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편의점 업계는 이같은 위기를 타개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준비 중이다. 인력난 해소와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하고자 매장에 점원을 두지 않은 무인 편의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청소 로봇을 배치해 인력난에 대처하고 있다.
일본 2위 통신사 KDDI와 미쓰비시상사가 공동경영하는 로손은 디지털과 통신을 접목한 신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한다. 로손은 2200여개에 달하는 KDDI의 대리점 au샵에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편의점 포화 상태라는 평가를 받는 한국에서는 일본과 달리 점포가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편의점은 전국에 5만4000여개에 달한다. 인구와 영토를 고려하면 사실상 일본보다 더 많다고 느낄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최근 15년간 점포 수가 4배로 늘었다. 1㎢당 편의점 수를 나타내는 밀집도는 같은 기간 3.5개에서 14개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머지않아 일본처럼 점포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달리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같은 편의점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일본의 사례와는 달리 소비자를 끌어들일 매력을 가진 상품을 개발하는 기획력이나 마케팅 경쟁력이 탁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편의점 업계가 쇠퇴기에 접어들었지만 우리는 아직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봐야 한다. 인구 대비 점포가 너무 많아 보이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국내 편의점 업계는 상품에 대한 기획 등이 여전히 활발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일본과는 다른 분위기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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