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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니팡' 위메이드플레이 "실패할 거면 빨리...AI 전략도 마찬가지"


위메이드플레이 이창명 CTO, 임상범 게임제작담당 이사 인터뷰
빨리 실패하더라도 먼저 진입하는 '패스트 페일' DNA로 접근
"생성 AI 다루는 검수 역량…기존 능력보다 더 중요해질 것"

[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언제나 빠르게 움직여 일단 결과물을 시장에 선보이는 게 생존 전략이다. 실패할 거면 빨리 실패하는 게 낫다"

최근 성남시 분당구 위메이드플레이 사무실에서 만난 이창명 위메이드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생성 AI를 바라보는 전략을 이처럼 설명했다. 빨리 실패하더라도 먼저 진입하는 '패스트 페일(Fast fail)' 전략으로 생성 AI를 적극 활용해 개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위메이드플레이 이창명 CTO(좌), 임상범 이사 겸 플레이링스 대표 [사진=위메이드플레이]
위메이드플레이 이창명 CTO(좌), 임상범 이사 겸 플레이링스 대표 [사진=위메이드플레이]

'애니팡' 시리즈 개발사인 위메이드플레이는 이미지 생성 AI 플랫폼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오픈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이다. 이를 통해 애니팡4 IP(지식재산)를 미세조정(파인튜닝)하는 사내 플랫폼을 마련해 애니팡4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위메이드플레이 핵심 자회사인 플레이링스도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에 생성 AI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소셜카지노는 슬롯·카지노 배경을 비롯해 다양한 이미지가 필요한 만큼 생성 AI 이미지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사례다.

플레이링스 대표를 겸하는 임상범 이사는 "애니팡 시리즈처럼 오래되고 개성이 확실한 게임일수록 후작업이 복잡하기 때문에 기본 이미지들을 뽑아내는 데 생성 AI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원화가들이 일주일 만에 작업할 배경을, AI에서 뽑아 리터치하면 2~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플레이링스는 생성 AI 도입 이후 원화가 충원 규모가 줄었다. 대신 원화가들은 AI 결과물을 검수하고 수정할 수 있어 그만큼 작업 결과가 향상됐다.

◇ 직원들 반감에도 꾸준한 설득 "생성 AI 다루는 능력 이제 필수"

생성 AI 도입은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직의 저항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생성 AI가 게임 개발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다.

임상범 이사는 "직접 그리는 것을 그리는 것이 더 빠르다는 의견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그 말이 맞지만 AI가 일정 수준 도달하면 결과물에 대한 검수 과정이 매우 중요해지고 이것이 개발진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손가락이 6개이거나 한복을 중국 옷으로 표현하는 경우, 'AI 작업을 충분히 검수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생성 AI에 대한 이해도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사내 대회를 열고, 전사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덕분에 AI에 부정적이었던 분위기도 서서히 인식이 바뀌고 있다.

임 이사는 "생성 AI 도입 초기인 4월쯤 사내 개발자가 '스테이블 디퓨전' 사용법을 위메이드플레이를 포함한 계열사 직원들에게 강연할 때만 해도 공격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면서 "지금은 직원들이 직접 경험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생성 AI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창명 CTO가 자사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위메이드플레이]
이창명 CTO가 자사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위메이드플레이]

◇ 위메이드플레이의 '패스트 페일' 전략 DNA

위메이드플레이가 생성 AI에 이처럼 적극적일 수 있는 것은 '패스트 페일 DNA'라는 조직의 고유 문화 덕분이다.

위메이드플레이(당시 선데이토즈)는 과거 모바일 게임 전환기던 2000년대 후반, 빠르게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애니팡을 입점시켜 하트 열풍을 일으키며 '국민게임' 타이틀을 얻은 회사다. 자회사 플레이링스의 '슬롯메이트' 역시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 플랫폼에 빠르게 진입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창명 CTO는 "위메이드플레이는 모바일 전환기 기회를 잘 잡은 회사이지만 무수한 실패의 역사도 있다"면서 "빨리 실패하더라도 일단 먼저 움직이는 '패스트 페일' 전략이 내부 DNA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이 CTO는 "우리는 늘 더 긴밀하게 움직여 시장에서 우선 효과를 보려 하는 편"이라며 "생성 AI가 업계 화두로 떠오른 올해 4~5월부터 새로운 모델을 적극 도입하려 했다"고 밝혔다.

기존 게임사들이 활용하는 정통 AI가 딥러닝과 같이 그간 쌓인 데이터로 게임 운영과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면, 생성 AI는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결과물을 생성해 적용 분야가 넓다.

그런 점에서 생성 AI는 '툴킷(도구모음)'에 가깝다. 이 CTO는 "AI가 인간을 대체할 거라는 식의 두려움과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냥 포토샵처럼 작업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툴킷일 뿐"이라며 "아직 오류도 많고 결국 작업 말단에선 사람의 손을 타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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