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조만간 하반기 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여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배터리, 바이오 등 주요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인재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채용 규모는 이전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를 진행하는 삼성은 9월 초에 하반기 신입사원 정기 채용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지난해처럼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받고 직무적합성검사와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면접 전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하반기 채용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가 함께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5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향후 5년간 8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연평균 1만6000명 수준으로, 올해도 예년처럼 상·하반기 합쳐 1만 명 이상을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도 주요 계열사별로 하반기 채용 준비에 들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 달 채용 절차 개시를 목표로 현재 채용 계획을 수립 중이고, SK하이닉스도 조만간 하반기 수시 채용 전형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상반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인프라, 개발, 서비스 등 분야별 신입사원 채용 지원 서류를 이달 30일까지 접수한다.
현대자동차는 대졸 신입 채용을 '예측 가능한 상시 채용' 원칙에 따라 매 분기 마지막 달 1일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일괄로 모집한다. 다음 달 1일에도 채용 일정이 있다.
기아도 9월에 하반기 채용을 시작한다. 지난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채용 방식을 도입한 기아는 상반기에는 매달 직무별로 상시 채용을, 하반기에는 부문별로 일괄 채용을 하고 있다.
LG그룹은 미래 먹거리인 AI와 배터리, 전장 등을 중심으로 인재 확보에 나선다. LG전자는 오는 30일 유튜브 채용 설명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초부터 전국 주요 대학을 순회하며 대학생 대상 하반기 채용박람회를 연다. 구체적인 일정은 오는 28일 LG그룹 채용포털(LG 커리어스)을 통해 공지할 계획이다.
LG화학도 오는 31일 유튜브로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하는 등 조만간 채용 공고를 내고 성장동력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 확보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 달 9일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셀 개발 인력을 비롯해 품질·생산기술·영업·마케팅 등의 분야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이후 인적성검사와 면접, 인턴십 등의 채용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다음달부터 계열사별로 하반기 채용을 시작한다. 포스코는 9월 1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시작하며, 채용 범위와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인 포스코퓨처엠은 공채 및 수시 채용을 이어갈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임직원 수는 현재 2800여 명으로 최근 1년 새 30% 가까이 급증했다.
GS그룹은 GS리테일, GS건설, GS칼텍스, GS EPS, GS E&R 등 계열사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짜고 있다. 채용 인원은 100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HD현대는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합해 1000여 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다음 달에는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도 진행한다.
현대제철은 올해 하반기에도 수시 채용 형식으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인 300명가량을 뽑을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별로 수시 채용을 하는 롯데그룹은 지난 23일 코리아세븐이 가장 먼저 채용 절차에 들어갔고, 다음 달에는 롯데홈쇼핑, 롯데렌탈,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의 채용이 예정돼 있다.
신세계그룹은 예년처럼 9∼10월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통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CJ그룹도 9월 중 하반기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부적인 계획은 수립 중이다.
대기업들의 이 같은 채용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시장 전망은 암울하다. 하반기에도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축소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인크루트가 최근 국내 기업 727곳을 대상으로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경우 작년보다 1.6%포인트 하락한 78.8%가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답했다. 세 자릿수 채용을 계획한 대기업은 1곳도 없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9.6%포인트 하락한 54.4%, 9.1%포인트 줄어든 58.0%만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
잡코리아의 하반기 고용 계획 조사 결과 기업 1곳당 평균 12.7명을 고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19.3명)보다 줄어든 수준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심각한 경영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이 많아져 신입 채용을 축소한 기업이 예년보다 더 늘었다"며 "이럴 때일수록 신입 구직자들은 본인이 선호하는 특정 기업에만 몰두하지 말고, 먼저 취업 시장에 진출해 직무를 익히고 전문성을 쌓은 뒤 원하는 기업에 도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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